세계불꽃 축제도 다녀왔습니다

지난 토요일엔 세계불꽃 축제에 다녀왔습니다.  인파가 백만명에 이를 것이란 전망에 일단 겁을 집어먹고 여의도 쪽이 아닌 건너편 한강시민공원 이촌지구를 공략하기로 했습니다.  
저와 제 와이프, 그리고 와이프와 같은 병동에 근무하는 후배언니 2명등 총 4명이 보러가기로 하고 각자 접선을 통해 픽업을 한다음 5시이전부터 움직였습니다.

5시정도였는데도 이촌지구 주차장이 거의 만차여서 사진에 보시는 동작대교 아래의 주차장에 차를 대놓고 천천히 걸어갔습니다.

좋은날씨에 오랜만에 한강가를 걸으니 참 좋더군요.   우리 4명은 담요3장, 각자 긴팔겉옷, 돗자리, 만두 3개, 김밥 2줄,  물 등 음료수 7개 등으로 중무장한채 한강대교 이전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돗자리를 깔고 찬기운이 올라오지 못하도록 무릎담요 2개를 추가로 펼쳐놓은다음 4명이 앉고 큰담요를 덮었죠.  거의 완벽에 가까웠습니다.

나오기전에 담요가 크다고 제가 와이프한테 핀잔을 주었는데 그렇게 자리잡고 나서 바람이 쌀쌀하게 불자 와이프가 거 보란듯이 저를 빤히 쳐다보더군요. 

시간도 많이 남았으므로 그때부터 이런저런 얘기로 시간을 보내기 시작했는데 사실 그날은 그게 더 재미있었습니다.  같은 이불에 앉아서 만두, 김밥 까먹으면서 주변사람 구경하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 것도 재미나더군요.

근처가 모두 삼각대로 가득 덮였는데 저물어 가는 해를 보면서 삼각대가 주욱 펼쳐진 광경을 보고 있노라니 삼각대가 마치 솟대 같더군요.    그리고 마치 자신들의 구역을 표시해 놓은 것 같았습니다.

저도 친구추천으로 삼각대는 거의 8-9만원을 주고 괜찮은 걸로 샀는데 펼쳐놓고 보니 가장 갸날팠습니다.  바로 옆집 아저씨를 보니 삼각대만으로도 제 디카값이 나오겠던데 말이죠.
 
위 사진에도 나온것 처럼 문제는 해가 지자 드러났습니다.   가로등이 켜지기 시작했는데 그 녀석이 거기 있다는걸 의식하지 못했었거든요.  이미 자리를 옮기기는 늦어버렸죠.
이 가로등 녀석때문에 결정적으로 불꽃놀이 사진을 찍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정작 불꽃놀이가 시작되자 재미있는 것은 불꽃놀이뿐만 아니라 주변의 신경전과 말싸움, 몸싸움이었습니다.  아까 말했던 주욱 늘어선 삼각대가 앉아 있는 사람들 시야를 가려버린대서 문제가 시작되었죠.    결과적으로는 삼각대는 모두 철거되었습니다.  (저도 슬그머니 접었죠)

가장 재미난 구경이 불구경과 싸움구경이라더니 한자리에서 이 두가지를 모두 보았으니 오늘은 좋은 구경 다한거네요.
고생스럽기는 해도 이렇게 한번씩 나와주는 것이 추억도 만들고 생활에 변화를 줄 수 있는 것 같아 좋더군요.  오늘 제가 호위했던 3명의  숙녀분들도  모두 동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