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드헌터 – In the Light (Led Zeppelin)

By | 2021-11-11

마인드 헌터 시즌1 에피소드10 마지막에 흘러나오는 Led Zeppelin의 In the Light에 전율하다

마인드헌터를 만든 사람이 스릴러의 거장 데이비드 핀처라고 호사가들이 떠들기 시작했을 때 난 일부러라도 마인드헌터를 외면했다. 에일리언3-세븐-파이트클럽-벤자민버튼 같은 영화들을 그리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이고 유명세에 편승해 작품을 억지로 감상할 마음은 더더욱 없었기 때문이었다. (웃긴건 핀처의 작품은 거의 빼놓지 않고 봤다는 사실) 그래서 결국 핀처에 대한 호평이 잠잠해질 무렵 마인드헌터를 보기 시작했다. 

첫 에피소드는 그저 그랬지만 두 번째 에피소드에서 에드 캠프를 맡은 배우의 소름끼치는 연기에 홀딱 빠져들게 되었는데 설상가상으로 중간에 스티브밀러의 Fly like an Eagle과 끝무렵 드디어 FBI내에서 정식으로 조직이 만들어져 지하실로 내려가며 끝나는 장면에서 토킹헤즈의 싸이코킬러가 흘러나오자 그만 드라마속으로 풍덩 빠져버리고 말았다.

마인드헌터는 각 에피소드 중간에 가끔 락넘버를 통째로 밀어넣은 다음 영상 컷들을 주욱 배치해 다음 이야기로 넘어가는 과정을 설명하는 방식을 취한다. 그리고 마지막씬은 내용과 관련있는 락넘버들을 배치해 엔딩크레딧이 모두 올라갈때까지 밀어붙이는 식인데 이 선곡들이 기가막히다. 에피소드 3엔 데이빗보위의 Right, Ep4엔 Klaatu의 Calling Occupants of Interpla~가 등장한다. 

그런데 시즌1 마지막 에피소드의 마지막 씬을 보면서 앞선 곡들이 모두 마지막 이 한곡을 위한 조연들같이 느껴져 혼자 꽥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엔딩크레딧이 끝나기 까지 12분이 남은 상태에서 등장하는 레드제플린의 In the Light 전주는 등장 자체로 소름이 끼쳤다. ‘뭐…뭐야…이거 진짜 레드제플린인거야?’ 

마지막 에드 캠퍼와의 대화장면에서만 pause를 눌러 음악을 멈췄다가 도망치는 장면에서 다시 곡이 재개되어 자막이 거의 다 올라갈때까지 8분이 넘는 곡이 그대로 이어지는데 장면과의 매칭이 기가막혔다. 아마 마지막씬 10여분은 처음부터 In the Light을 머리속에 두고 만들어졌음이 분명해 보였다. 변태같은 자가 아니라면 이뤄낼 수 없는 기획이었다. 핀처, 이 왕변태감독 같으니라고…

2017.11.23 

어제 마인드헌터 최종회의 마지막 부분에서 나왔던 레드제플린의 In the Light이 소름 끼치더라 얘기했었는데 찾아보니 저만 그런게 아니었군요. 정말 기가막힌 선곡이었습니다. 솔직히 전혀 예상치 못한, 허를 찌르는 선곡이었는데 곡의 도입부와 중간, 마지막을 드라마에서 적절하게 커팅해가면서 장면장면에 배치한 걸 보고 결말로 치달아가는 드라마에 기가막히게 어울린다고 생각했었거든요. 지옥의 묵시록 첫 장면부터 나온 도어즈의 The End 정도의 파괴력이랄까요. 아래 링크를 보세요

Listen to Led Zeppelin’s ‘In The Light’ from ‘Mindhunter’ it’s suitably cree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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