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토리니여행기 : 렌트카

By | 2007-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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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삽입 이미지이미 말씀드린대로 우리 부부는 계획이라는걸 거의 세우지 않고 산토리니에 왔습니다.   아테네에서 비행기로 도착한 시간이 12시였고 여행사 픽업 서비스가  호텔앞에 1시가 약간 안되는 시간에 내려줘서 체크인시간(오후2시)까지는 시간이 남아 호텔에 짐을 두고 과감하게 차를 빌리러 피라로 터벅터벅 걸어가게 되었죠.
이메로비글리에서 피라까지는 걸어가기는 정말 상당한 거리였습니다.  걷는 중간에 렌트카 업체를 3-4군데 들러서 일단 가격대나 알아봤죠.

그리고나니 배가 고파서 피라 중심가의 대로변에 있는 럭키스 수블라키 삐타에서 삐타 2개를 사서 길가에 앉아 아내와 먹고나서 다시 힘을 내서 렌트카 업체를 수소문하면서 다녔습니다.  피라에서 이메로비글리까지 가는 길에 렌트카 업체들이 모여 있더군요.

걸어가면서 아내와 전 3박4일동안 계속 렌트카를 이용하자는데 합의했죠.  그리고 위의 로고와 같은 간판이 걸린 곳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그냥 흥정을 하다가 더이상 얘기가 안되서 나오려고 하는데 이 아저씨가 우리 부부를 따라오더군요.  다른데 소개시켜 주겠다고 하면서요.  우린 됐다고 하면서 쫓아오지 말라고 했는데도 막무가내였습니다.

그러더니 저 위의 로고간판이 걸린 또 하나의 렌트카 업체로 우리를 데리고 들어갔습니다.  같은 집이었던 거죠.   그러더니 또 다른 아저씨가 흥정을 하다가 다시 가격이 안맞아서 나오려고 하는데 이번엔 그 아저씨가 우리를 옆방 사무실로 데려가더군요.  그러더니 어떤 아줌마 앞에 앉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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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iridakos의 공식가격표...이건 단지 가격표일뿐... ㅎㅎ

분위기를 보니 그 아줌마가 거의 네고시에이터 더군요.   갑자기 협상이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습니다.   전 단도직입적으로 벤츠의 스마트를 사흘간 얼마에 줄 수 있느냐고 했고 공항에서 반납해도 되겠냐고 했죠.

그 아줌마는 그때 스마트를 가지고 있지 않았습니다.  내일 아침에 나온다는 거였죠.  그러더니 수정제안을 하더군요.  오늘 하루만 Nissan의 Micra를 주고 내일 스마트를 주겠다.  그리고 공항에서 반납하는 대신 공항까지 가는 택시를 공짜로 잡아주겠다.  공항까지 택시비는 15유로 정도하니 나쁜 가격이 아니다.  그리고 사흘에 120유로 (하루 40유로)로 해주겠다더군요.

그리고 가격표를 보여주면서 니산미크라는  79유로는 받아야 할 차인데  그가격에 주는 것이다.   너네가 마음이  바뀌어 그냥 미크라를 사흘동안 타도 그 가격에 줄 수 있다. 고  하더군요.

아줌마와 네고를 끝내고 다른 집 한군데를 갔다가 막바로 다시 그 아줌마집엘 다시 들어가서 그 가격에 계약했습니다.  보험은 하지 않았죠. (Full커버리지 보험은 하루 10유로인데, 경험상 저는 보험에 따로 들지 않습니다 ^^ )

4-50대 남자분들도 4-5명이었지만 네고시에이터는 그 아줌마 하나더군요.  진짜 노련하고 믿음직 스러웠습니다.  모든 아저씨들이 그 아줌마 명령에 따르더군요 ㅎㅎ

Nissan – Mic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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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ssan의 Micra

그리스는 기본적으로 좀 황량해 보입니다.   나무나 풀이 다 메말라 보이는 데다가 실제로 바람이 한번 휭하니 불면 먼지가 장난이 아닙니다.   차를 계약하자 마자 아저씨가 금새 먼지로 뒤덮인 미크라를 닦기 시작했습니다.
Micra는 우리로 따지자면 아토스나 마티즈 같은 소형차인데 타보니 굉장히 부드럽게 나가고 핸들링도 편하더군요.  아마 아토즈나 마티즈를 빌리기로 했다면 30-35유로선에서 협상이 가능할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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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로 뒤덮인 차를 닦자 금새 깨끗해졌다. 우리가 하루동안 탈 니산 미크라...

9월까지가 최성수기라는 것을 고려한다면 대체적으로 40유로정도면 웬만한 소형차를 거의 렌트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취향에 따라 사륜바이크나 스쿠터를 빌릴수도 있겠지만  저라면 비추입니다.   일단 짐을 싣기가 곤란하고  같이 빌려준 헬멧을 계속 가지고 다녀야 하기 때문이며,  아까 말씀드린대로 건조하고 바람이 많아 먼지를 흠뻑 뒤집어 쓰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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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차를 못찾을것에 대비..언제나 렌트카 번호판사진을 찍고 시작한다.

어쨋든 오후 3시가 되어서야 저 미크라를 몰고 다시 호텔로 돌아왔습니다.   호텔 프런트의 그 노련해보이는 여직원이 우리를 많이 찾았다면서 체크인 시간을 한시간 넘기도록 뭘하고 이제왔냐고 하더군요.     차를 빌렸다고 했더니 차종과 가격을 물어보고 그 정도면 아주 잘 빌린거라고 하더군요.

짐을 들여놓고 짐을 풀어 정리하고 샤워를 하자 금방 오후 5시가 되더군요.  막바로 옷을 갈아입고 이아마을의 석양을 보러 미크라를 몰고 나갔습니다.  괜찮은 차였습니다.  흠잡을데 없이요.  벤츠의 스마트 만큼 특이한 모델은 아니지만 그래도 추천할만한 차종이었습니다.

다음날 아침 차를 바꾸러 그 렌트카 사무실로가서 ‘어제 나를 기억하느냐?’고 했더니 군말없이  스마트를 내주더군요.   이틀째부터는 스마트가 우리의 발이 되었습니다.

렌트카가 얼마나 필요할 것인가

산토리니에서 2-3박을 하게될 경우  하루 정도를 렌트해서 섬전체를 둘러보고 마지막에 이아마을의 석양을 보고나서 차를 반납하는 것이 거의 패턴이더군요.    피라에 숙소를 잡고 2박정도만 할 거라면 나쁘지 않습니다만  숙소가 피라가 아닌 이아나 이메로비글리 또는 다른 외곽지역이라면…또한 3박 정도를 하실 예정이라면 전 전 일정내내 렌트카 이용을 추천하겠습니다.

아래 산토리니 지도를 좀 보시죠 (클릭해서 크게 보세요)
이아마을이나 이메로비글리, 카마리비치나 레드비치 그리고 섬의 최남단왼쪽 끝에 매달린 등대등을 여유롭게 감상하려면 하루정도는 무리일것 같습니다.  (사진만 찍고 돌아오는 정도밖에는요)   페리사비치나 섬구석의 요소요소를 감상하려면 아무래도 차가 있는 편이 좋습니다.

호텔이 피라가 아닌경우라면 더더욱 그렇죠.  피라를 거의 뻔질나게 드나들려면 말입니다 ^^ 신항구의 아찔한 절벽도로 역시 좋은 구경거리구요.  엠포리오근처의 산토리니섬 최정상 부근도 역시 경치가 볼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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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토리니 지도(클릭해서 크게보시라)

Benz – Smart

산토리니 이틀째 되던날 차를 스마트로 바꾸었습니다.   미크라는 오토매틱이었던데 반해 스마트는 오토와 세미오토 겸용입니다.  즉, 클러치 없이 기어를 위로 한번씩 튕겨주는 것만으로 변속할 수 있어 재미가 더 컸죠.
그런데 작은차 답지 않게 브레이크와 엑셀은 무겁더군요.  세게 밟는 연습을 하느라 적응에 한동안 애를 먹었답니다.   그외에는 아주 깜찍하고 귀여운 차였죠.
언젠가 한번 몰아보고 싶었는데 산토리니에 와서 몰게될 줄은 몰랐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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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nz - Smart 최신형이라는데 그게 2007년형인지는 잘 모르겠다

차를 가지고 공항근처의 해안가로 나왔습니다.  산토리니에는 카마리, 레드, 화이트 말고도 여러개의 비치들이 있는데 각 비치마다 정말 특색있는 경치를 보여주더군요.
위치상으로 Monolithos Beach가 아닌가 하는데 (지도참조) 정확하게는 모르겠습니다.  끝없이 펼쳐진 사람없도 없는 광경에 차를 세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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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불만이라면 썬팅이 되어 있지 않아 직사광선에 그대로 노출되었다는 것.

차는 찐짜 작아서 믿을 수 없는 주차능력과 엄청나게 좁은 회전반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막다른 골목에서 한두번만에 차를 돌릴때의 그 신기함이란…  그런데 항상 몰던 버릇때문에 차를 뒤로 딱 붙여서 대려고 해도 너무 불안하더군요.  실제로는 공간이 엄청나네 큰데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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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들도 파워핸들이 아닌것 처럼 좀 딱딱했다.

근데 이 조그만 차가 의외로 소음이 심하더군요.  저는 항상 옆에서 오토바이가 따라오는줄 알았더랬습니다. ^^   풀오토매틱 모드일때는 조금 믿음직 스럽지 못하게 변속이 약간씩 뒤쳐지는 느낌을 받았는데 세미오토 모드에서는 제가 변속하는거니까 좋았습니다.

사흘동안 기름은 두번 넣었는데 첫날 10유로, 마지막날 5유로를 넣고 3일 내내 돌아다녔습니다.   마지막날에는 좀 변화가 생겼는데 원래는 예정에 없었던 공항에 데려다 주는 픽업서비스를 여행사에서 제공해 주는 바람에 우리는 차를 반납하고 대신 호텔까지 우리를 데려다 달라고 부탁했죠.

그랬더니 차를 반납받았던 아저씨가 우리가 탔던 스마트로 호텔까지 데려다 줬습니다.  3명이 타고 말이죠 -.-   3명이 타도 뭐 그럭저럭 탈만했습니다.  제가 좀 뚱뚱하긴 했지만 와이프가 날씬한 바람에 끼어서 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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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 트렁크를 열어놓은 모습. 짐도 꽤 실을수 있지만 큰 트렁크는 들어가지 않는다.

멋진광경에 차에서 내려  차 앞쪽에 펼쳐진 해안선을 한장 찍었습니다.   사진 가운데 부분을 자세히 보시면  저~~~멀리 걸어가는 노인네 부부가 까만점으로 보이실 겁니다.  정말 보기좋은 광경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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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리고 주유소에 대해 한말씀… 주유소 찾을 걱정은 없습니다.  잊을만하면 하나씩 보이니까요.   아래사진이 피라에서 공항가는길에 나오는 주유소인데  그리스에선 유명한 브랜드인가 봅니다.  가격표 보이시죠 ?  리터당 1.13유로입니다.  이것도 산토리니 지역마다 조금씩 다르고 여기가 가장 비싼편이죠.  그래봤자 모두 1유로는 넘습니다.  우리돈으로 1400원대 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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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KO주유소..저 마크가 많았던 걸로 미루어 그리스의 SK쯤 되나보다

미국은 셀프주유소가 많은데 여긴 다 사람이 와서 넣어줍니다.   간단하게 10유로나 5유로 짜리 보여주면서 ‘텐 유로 플리즈~’하면 손에서 10유로짜리를 가져가고 알아서 넣어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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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소 언니들... 역시 여유롭다. 한손엔 전화기 한손엔 주유기...

아 주차얘기와 운전면허증 얘기도 추가로 좀 해야겠군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저흰 한국면허증만 가져갔습니다.  굳이 국제면허를 보자고 하지 않더군요.  한국 면허증을 보고 서류를 작성하지 못하겠으니까 여권은 달라고 하더군요.

주차는 기본적으로 무료이고 마을마다 주차장이있습니다.  왼쪽 사진과 같은 주차장 표시가 있는데 모두 무료랍니다.   사진은 피라마을 아래쪽의 주차장입니다.

이아마을로 가는 길이 마을 초입에 주차장 표시가 있어서 들어가면 주차관리인이 나와서 5유로를 요구하는데 거기에 차를 대지 않아도 차를 댈곳은 많으니 유로주차장에 주차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마, 피라마을 모두 주차장이 괜찮은 편이고 카마리 비치 초입에도 큰 주차시설이 있습니다.  레드비치나 다른 비치들도 모두 그렇게 차를 댈 수 있죠.    다만 이메로비글리 마을의 주차장은 조금 좁아서 늦게 호텔로 돌아오면 자리가 없을 수도 있으니 조금 헤메게 될지도 모른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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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thoughts on “산토리니여행기 : 렌트카

    1. demitrio

      스마트는 실제로도 이쁘게 생겼고 미크라는 현대, 대우차와 비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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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현중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내년 3월초에 산토리니로 갈 예정인데 렌트카 를 인터넷에서 직접 예약하고 가는 것이 좋을까요? 지금 스마트를 하루에 30유로 까지 알아봤습니다. 로우 시즌이고 작성하신 글을 읽어보면 더 싸게 구할 수도 있을꺼 같은데 ^^
    그리고 스마트 카에 대해서 더 정보를 주시면 감사드릴께요. 차가 좀 작아서 짐도 많이 안 들어가면 어떨까 걱정입니다. 예를들어, 여행용 가방 2-3개는 들어가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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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emitrio

      아~ 여행용 하드케이스 등은 좀 무리입니다. 짐을 실으실거면 비추천입니다. 간단한 백팩 1-2개야 무리가 없지만 여행짐 전체를 싣지는 못합니다. 좀 더 편하게 운전을 하시려면 미크라 정도가 차라리 나을듯합니다. 짐도 실을수 있구요. ^^

      스마트는 전체적으로 좀 뻑뻑한 느낌이 든답니다. 승차감이나 소음등도 약간 문제죠. 어차피 오프시즌 같으면 인터넷에서 예약하실 필요도 없습니다. 저도 성수기에 예약없이 그정도에 렌트했던것을 감안하면 3월이면 더욱 싸겠죠.

      개인적인 차이가 좀 있습니다만… 그리스라는 나라가 좀 건조해 보입니다. 땅도 황량해 보이지요. 그래서 바람이 불면 모래와 먼지 등이 대단하답니다. 오픈카는 그런 면에서는 먼지를 계속 뒤집어 쓰기 십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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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emitrio

      아~ 이제와서 다시 보니 산토리니 생각이 나네요~ 오늘같이 추운날은 더더욱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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