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감독의 전작을 좀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두사부일체가 그것인데 사실 난 소재는 차치하고라도 그 영화의 캐스팅이나 코미디가 절반의 성공이었다고 생각했었다. 그냥 적당하게 아무생각없이 웃기는 영화였었다. 저쪽에서는 웃긴다고 오버액션을 취했는데 웃기지 않으면 이쪽에서는 오히려 열받기 마련인거다. 사실 두사부일체에서 정웅인이나 미모의 영어선생 등등이 이런 상황을 몇번이나 연출해서 좀 짜증스럽기도 했었고 색즉시공을 보기직전 ‘두사부필름’으로 자막이 올라가는 것을 보고 선입견을 안가질 수가 없었다.

극초반의 등장인물들을 주욱 살펴본 결과 두사부일체의 멤버들 중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에 다시 등장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임창정도 사실 다시 등장하는 배역중의 하나인데 문제는 그가 이번엔 완전 주인공이라는 거였다. 두사부일체를 보면서 잠시 나왔다 들어가긴 했지만 임창정의 연기를 보고 ‘코미디 배우가 더 어울리겠군’하고 생각했었다.

난 드라마나 코미디나 액션영화를 두루 좋아하는 편이다. 코미디는 수준높은 하이코미디와 아예 망가지는 코미디가 있는데 나는 자신없으면 아예 망가질 것을 권하고 싶다. 그러한 대표적인 코미디 영화가 주성치 영화다. 주성치 영화를 처음보고나서는 정말 짜증이 났더랬다. 그 과도한 오버액션은 사실 나에게 좀 안맞지 않았나 했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내 감상스타일이 좀 잘못되었던 것으로 느껴졌다. 이런류의 영화는 감상하려 하지 말고 그냥 몸을 내맡기는것이 상책이다. 그 방법을 터득한 후로는 주성치의 영화를 이해하게 되었고 아주 민망스러운 오버액션 상황에서도 거리낌없이 웃을 수 있게 되었다.

우스운 얘기지만 사실 그러한 주성치영화를 깊이 이해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수준높은 영화광들이다. 그들은 주성치가 말하고자 하는 그 Feel을 그제서야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서론이 길었다.

내가 주성치영화나 두사부 일체를 들먹거리면서 서론을 길게 늘어놓은 것은 색즉시공, 아니 이 영화의 감독이 이제 한단계 업그레이드 되었다는 것을 말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그 공은 임창정에 있다. 그는 엽기적이고 능청스러우면서 심지가 굳은 역을 정말 잘 해냈다. 그의 영화출연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지만 이번만큼 잘해낸적은 별로 없었던것 같다.

극의 전개와 에피소드들의 나열도 신경쓴 흔적이 역력했다. 아예 웃음만을 안기기위해 극의 진행과는 전혀 맞지 않는 썰렁한 에피소드로 분노케하는 다른 영화들과는 차별화 되었고 거의 10명가까지 되는 주된 등장인물들의 개성도 짧은 시간안에 잘 그려내었다. 두사부 필름의 차기작이 기대되는 순간이었다. (재미있었던 에피소드들을 글로 담으려다 보니 너무 지저분하고 너절해서 차마 글로 옮기지 못하는 것을 이해하시라)

Facebook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