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올린 ‘두개의 탑’ 감상문을 통해 자칫 딜레마에 빠질 수 있었던 이야기의 진행을 피터 잭슨이 무난히 소화내 낸 것 같다는 의견을 올렸었다. 그런데 그 글을 쓰고나서 곰곰히 생각해 보니 두개의 탑보다 3편인 ‘왕의 귀환’이 훨씬 영화화하기 어려울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1편인 ‘반지원정대’는 프로도와 9명의 원정대에만 촛점을 맞추어 집중력을 가질 수 있었지만 ‘두개의 탑’에서는 원정대가 깨지면서 크게 세부분으로 등장인물이 갈라지는 바람에 영화의 집중력이 흐트러질 수 있었지만 아라곤을 비롯한 레골라스, 김리에 초점을 맞추면서 마지막 하일라이트인 헬름협곡의 전투까지 무난히 소화해 냈었다. 2편에서는 서로 한번도 대면하지 못하게 된 프로도 일행과 피핀일행의 이야기 까지도 말이다. 그 댓가로 피핀과 메리일행의 팡고른 숲속에서의 이야기가 많이 축소된점은 있지만 큰 틀을 흔들어 대지 않았다는 점에서 제작진의 고민과 해결책을 읽을 수 있었다.

그런데 3편인 ‘왕의 귀환’은 어떨까? 피터 잭슨은 분명히 3편에서 이 이야기를 훌륭하게 결말짓기 위하여 많은 고민을 했을 것이고 필요하다면 배우들을 불러모아 보강 촬영도 할것이다. 그렇지만 ‘왕의 귀환’은 분명 골치거리가 될 소지가 있다.

2편에서 세파트로 찢어져버린 등장인물 집단은 로한의 왕 세오덴과 에오메르, 에오윈 공주, 메리가 다른 한파트를 형성하게 되면서 메리는 피핀과 헤어지고 피핀은 다시 간달프와 한팀이 되어 나중에 곤도르의 등장인물들과 섞이게 되며 프로도와 샘, 골룸이 제각각 흩어지고, 아라곤과 김리,레골라스는 가장 중요한 펠렌노르 평원전투의 후반부에 되서야 등장한다. 여기에 새로운 무대인 곤도르의 데네소른 섭정과 임라힐 왕자등까지 등장하니 이 복잡한 이야기를 제대로 수습하기란 정말 곤란스러울 것이다.

2편에서는 후반부에 헬름협곡 전투를 하일라이트로 등장시키며 나름대로 잘 마무리 지었지만 3편에서는 헬름협곡 전투보다 더욱 장대한 펠렌노르 대평원에서 벌이는 전투로 영화를 마무리 지을 수가 없다. 영화는 사실 그 뒤로도 한동안 계속되어야 프로도가 운명에 산에 당도하기 때문이다.

결국 내 예상대로라면 영화는 어쩔 수 없이 극초반에 프로도일행이 십롭이라는 괴물과 벌이는 결전과 반지운반자의 최대 위기상황을 첫번째 메뉴로 올려놓을 것이며 그 다음으로 헬름협곡보다 더 길고 장대하게 펼쳐지는 펠렌노르 평원전투가 두번째이자 가장 볼만한 하일라이트가 될것 같다.

펠렌노르 평원에서의 전투는 헬름협곡의 공성전위주의 전투를 뛰어넘는 명장면이 될것으로 기대되는데 여기에는 전쟁의 모든 요소가 다음과 같이 다 들어있게 될것이다.

1. 사면초가인 곤도르가 벌이는 필사적인 전투

2. 세오덴왕과 에오메르가 이끄는 로한 기마대가 곤도르를 구원하러 오면서 모르도르의 암흑군대를 물리치는 장면

3. 나즈굴 대장의 등장과 그를 저지 하기위한 혈투

4. 엑셀리온탑이 있는 곤도르 본영의 파괴

5. 전함을 타고 곤도르를 구원하러 온 아라곤과 레골라스,김리

펠렌노르 평원의 전투는 역전과 재역전의 묘미가 있는 전투신이기에 헬름협곡 전투보다 더 길게 진행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전투중에 곤도르 내부에서도 뜻밖의 일들이 계속 벌어지기 때문에 아마 평원전투는 한시간 이상 끌지 않을까 생각된다.

지켜보아야 할것은 피터 잭슨이 너무 복잡한 구도를 단순화하고 극적인 긴장감을 고취시키기 위해서 2편에서 에오메르로 하여금 헬름협곡을 구원케 했던것 처럼 3편에서도 뭔가 변형을 시도하지 않을까 생각되며 변형의 규모는 2편보다 더 크지않을까 예상한다.

2편에서 날것을 타고다니는 나즈굴이나 골룸, 나무수염등이 특징적인 등장인물였다면 3편에서는 실롭에 주목하는것이 좋겠다. 프로도를 극한위기 상황까지 몰고가는 실롭이 어떤 형태로 그려졌을지 정말 기대된다. 1편에 잠깐 나왔던 독수리의 왕 과이하르도 이번엔 생생하게 나올것 같다. 또한 아라곤이 부리는 그림자부대들은 또 어떤 모습일까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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