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침대와 폼매트리스

2018년 3월말 이사를 맞이해 우리가족은 세 번째 침대를 사게되었다. 사용하던 침대는 에이스 퀸사이즈 스프링 매트리스였는데 정후와 셋이 누워자기엔 녀석이 너무 커버려서 공간이 턱없이 부족했다. 게다가 수 개월전 웅진 코웨이를 통해 진드기 청소를 맡겼는데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새 침대는 다소 까다로운 다음의 조건을 만족해야 했다

  • 진드기 서식이 불가능한 매트리스여야 할 것
  • 퀸과 싱글침대를 붙여 패밀리 침대로 사용할 수 있어야 할 것
  • 저상침대가 아닌 일반침대 높이일 것
  • 저렴해야 할 것

정후가 이듬해 초등학교를 들어갈때 싱글침대를 분리해 따로 자도록 녀석의 방에 놓아줄 생각이었다. 그래서 싱글침대와 퀸을 붙여서 1년쯤 패밀리침대로 사용했다가 분리할 계획을 짰다. 일단 시몬스와 에이스, 한샘과 리바트를 차례로 방문했다. 매트리스는 진드기서식이 불가능한 폼매트리스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위 조건에 만족하는 제품 라인이 많지 않았고 가격은 모두 합쳐 최소 300에서 350만원 정도를 들여야했다. 조금이라도 좋아보이면 500백만원도 훌쩍 넘어갔다. 침대는 중요하긴 했지만 그 정도를 투자하긴 너무 아까웠다. 결국 국내 일반가구 브랜드는 일단 비싸서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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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퍼페딕(Tempur-Pedic) 매트리스. 솔직히 두려운 가격이다

국내 스타트업 삼분의일 매트리스는 폼매트리스로 퀸은 88만원, 싱글은 64만원이었다. 프레임은 대략 59만원과 49만원 정도로 총 260만원의(2019년가격) 예산이 필요했다. 신규 브랜드의 검증되지 않은 품질과 지명도를 감안한다면 가격매리트가 크지않은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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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퍼(Casper)- 매트리스계의 애플이라 해야할까?

시선을 해외로 돌렸다. 결론적으로 캐스퍼(Casper)와 터프트앤니들(Tuft&Needle : 이하 T&N)이 가장 근접한 대안이었는데 아마존에서 수백개의 양측 사용자리뷰를 보니 두 매트리스 모두 사용자들이 만족했고 캐스퍼쪽이 좀 더 푹신하고 덥더란 얘기가 들렸다. 가격은 T&N이 거의 캐스퍼의 절반정도라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게다가 1,000달러 이상이면 100달러 할인행사를 하고있어 필수품인 방수매트리스커버까지 곁들여 모두 970달러에 주문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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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프트앤니들 주문서 – 프로모션 기간이라 100달러 할인을 받았다

매트리스 가격만으론 110만원정도지만 여기에 배송료와 관세를 합치면 거의 40만원 정도가 추가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국내 매트리스보다도 저렴했다. (매트리스 직구와 관련된 얘기는 따로 할 예정이다.) 프레임은 리바트 이즈마인에서 수퍼싱글과 퀸프레임을 합쳐 55만원에 구입했다. 결국 200만원 정도의 예산으로 품질 좋은 폼매트리스 두 개와 그럭저럭 쓸만한 프레임, 방수커버를 구입한 것이다. 그로부터 1년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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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3 이사하는날 드디어 T&N 매트리스를 풀어헤쳤다

터프트앤니들의 폼매트리스

폼매트리스, 처음은 생소했다. 일단 침대 끝에 걸터앉았는데 스폰지에 앉은 것 처럼 푹 들어간다. 침대위에서 잘 뛰어지지도 않는다. 너무 푹 들어가는 느낌은 아닌가 했지만 누워보니 달랐다. 몸 전체를 떠받치는 느낌은 오히려 스프링매트리스보다 단단한 느낌. 나와 아내는 둘 다 푹신한 것 보다는 하드한 느낌을 좋아해서 좀 더 단단한 느낌이라는 T&N을 선택한 것인데 1년이 지나보니 딱 적당하다는 생각이다. 누군가는 여름에 더울 것이라 경고했는데 딱히 그렇지도 않았다. 만약 이 매트리스가 덥다면 여름전용 타퍼(Topper)를 올리리라 각오했었는데 다행히 덥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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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을 뜯으면 즉각 부풀어 오른다

아내는 처음부터 이름도 생전 처음 들어보는 T&N 직구에 이런 저런 이유를 잔뜩 대면서 탐탁치 않아 했지만 지금은 별 불만도 없다. 기존 스프링매트리스는 자는데도 한계가 있다는걸 보여주곤 했다. 허리가 아파서라도 일어나야 했으니 말이다. 내가 다소 둔감하긴 해도 1년간 사용하면서 허리가 아프거나 딱딱한 통나무 바닥에서 일어난 느낌은 이전보다 훨씬 덜했다. 아마 그랬다면 나보단 아내가 먼저 몇 마디 했을텐데 그저 매트리스에 대해선 아무말이 없다. 누울때마다 몸의 굴곡에 맞게 살짝 들어가고 받쳐준다는 느낌이 온다. 탄성이나 복원력도 아직 그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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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T&N 매트리스

솔직히 이 매트리스때문에 맨날 꿀잠을 잔다느니 포근하게 안아주는 느낌이라느니 하는 표현은 못하겠다. 그 정도의 차이가 느껴지려면 실제론 현격한 차이를 보여야 하기 때문이다. 내가 하고싶은 얘기는 그저 잠자는데 문제가 없고 300번이상 누웠는데도 첫 느낌 그대로 품질에 문제가 없더라는 거다. 난 이 매트리스에 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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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이 채 지나지 않은 2019.1월 정후 침대를 분리해 방에 넣어줬다

현 시점에서의 구입 포인트, 지누스를 눈여겨 보라

자고 일어나면서 항상 목과 허리에 불편을 느꼈거나 진드기가 걱정이라면 폼매트리스를 추천한다. 최근 라돈 사태로 인해 침구시장은 본의아니게 ‘안전과 건강’문제가 제품을 고르는 기준에 포함되었다. 우리집도 침대를 바꾸게된 결정적인 계기가 진드기였기에 이 기준을 처음부터 생각했다. 직구를 결정한 것도 우리보단 미국의 안전기준을 더 믿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T&N은 안전과 관련해 아래와 같은 인증을 획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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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N이 획득한 안전에 대한 인증들

보통 웬만한 업체들은 CertiPUR 인증은 거의 다 따내는 것 같다. 1년간 T&N을 사용해보고 느낀 것은 과연 이들보다 두 배정도 비싼 Casper는 기능과 안전면에서 두 배 정도의 값을 할까, 그 보다 훨씬 비싼 템퍼페딕은 그 정도 값어치가 있나, 반대로 터프트앤니들의 절반의 가격에 불과한 지누스는 그보다 훨씬 못할까? 란 생각이었다. 아마 크게 다르지 않을것이라 생각한다.
지누스는 절반 정도의 가격이지만 CertiPUR 인증도 있는데다가 판매수량면에선 미국내 온라인 매트리스 업체들중 가장 큰 업체다. 아마존의 지누스 퀸매트리스엔 2만4천개의 리뷰가 달려있고 평점은 5점만점에 4.1이다. (T&N은 7,269개/4.2, Casper는 84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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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누스 : 미국이 주력무대이나 마음먹으면 국내 시장에 돌풍을 일으킬듯

내가 매트리스를 고려하던 2018년초까지도 지누스는 미국시장에 주력했다. 알고보니 이 업체는 한국업체였다. 놀랍게도 30년전까지 세계를 텐트로 호령했던 진웅이 텐트사업을 접고 침대로 다시 시작한거였다. 2017년 미국에서 7천만달러 가량의 매출을 올렸다고 하니 규모와 경험, 제품면에서 최소한의 검증은 이루어진 셈이며 이를 기반으로 2018년말 그동안 소홀했던 국내시장에 지누스란 이름으로 다시 사업을 정비했다. (이전엔 다른 브랜드로 사업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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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차 잊을뻔했다. IKEA는 항상 대안에 포함시키시길

1년이 지난 지금 다시 매트리스를 선택해야 한다면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지누스는 퀸과 싱글 폼매트리스를 합해 55만원이면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집과 같은 특수한 조건이 아니라면 이케아는 항상 고려대상에 포함된다.  이들의 제품이 리바트와 한샘 등 국내 가구대기업의 매트리스에 기능과 품질이 크게 뒤질까?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 사용하고 있는 T&N에 비해서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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