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의미를 왜곡한다 


다음은 곽숙철씨가 2012.9.24 경남매일에 쓴 ‘신뢰의 경제학’ (책 경영2.0 16장) 초반부다. 

창고가 잠겨있는 것에 짜증이 난 휴렛은 자물쇠를 부숴서 내동댕이치고 자물쇠가 있었던 곳에 `HP는 직원들을 신뢰합니다` 라는 표지판을 붙여 놨다. 그날 이후 열린 창고는 신뢰의 상징이자 충성심과 창의력을 고취하는 상징이 되었다.  

통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앙갚음을 유도한다. 직원들을 믿지 않아서 생기는 대가는 통제를 가함으로써 얻는 이득을 훨씬 뛰어 넘는다. 뭔가를 제한하거나 벌칙을 부여하면 직원들이 `이제부터 조심해야겠다`라고 생각할 것이라는 기대는 직원들을 어린 아이 취급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직원들을 믿지 않으면 직원들도 회사를 믿지 않고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시키려 할 뿐이다.

곽숙철, 경남매일신문, 신뢰의 경제학, 2012.9.24

그리고 아래는 인퓨처컨설팅 유정식씨의 블로그에 2012.8.23일 게시된 ‘직원들을 믿지 않아서 생기는 댓가는?’ 글의 후반부이다


기본적으로 소방관들은 아프거나 다쳐도 공공의 안전을 위해 헌신한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헌데 새로운 제도가 사회규범 하에 위치하던 소방관들의 마인드를 자신의 서비스를 돈을 받고 제공하는 시장규범으로 이동시켜버렸습니다. 새 제도는 예전에는 몸이 아파도 출근하던 소방관들에게 조금만 아파도 15일까지는 병가를 써도 괜찮고 그게 시장규범하에서는 당연하다는 엉뚱한 신호를 준 꼴입니다. 탁아소에서 아이를 늦게 찾아가면 안 된다는 부모들에게 벌금을 내면 아이를 늦게 찾아가도 미안할 것 없다는, 일종의 면죄부를 발부한 사례와 맥을 같이 합니다. 

 통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앙갚음을 유도합니다. 직원들을 믿지 않아서 생기는 댓가는 통제를 가함으로써 얻는 이득을 훨씬 뛰어 넘습니다. 뭔가 제한을 가하거나 ~  

유정식, 2012.8.23, 직원들을 믿지 않아서 생기는 댓가는?


곽숙철씨는 ‘통제는 앙갚음을 유도한다’는 부분부터 유정식씨의 컨텐츠를 도용하기 시작했다. 유정식씨의 ‘앙갚음’이란 단어는 소방관 사례의 인과관계가 납득할만하게 구성되었지만 곽숙철씨의 ‘앙갚음’단어 사용은 앞단락의 HP사례와 잘 맞아떨어지지 않는다. 매끄럽게 다듬어진 길을 가는게 아니라 중간 이음새에 턱이져 울퉁불퉁한 길을 달리는 느낌이다. 

곽숙철씨의 컨텐츠는 자신이 문장을 고쳐쓰지 않고 퀼트이불처럼 단락단위로 여러개의 원문을 도용해 이어붙였기 때문에 원문처럼 세심하게 독자들을 이끌고가지 못한다. 글을 쓰는 분들이라면 모두가 공감하겠지만 어떤 이론을 설명하기 위해 꺼내드는 사례는 정말 세심하게 계획되고 그 이론을 설명하는데 최적화 된 것들이다. 곽숙철씨 글의 패턴은 처음에 사례를 제시하고 바로 뒤에 이론을 위치시킨다음 마지막에 간략한 생각정리로 끝내는 것이 보통이다. 그런데 사례와 이론을 서로 다른곳에서 도용해 붙이다보니 논리와 맥락상 이질감이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파워포인트 프레젠테이션을 버려라’란 글 역시 마찬가지다. 도입부의 사례는 ‘생각의 속도로 실행하라’에 등장하는데 본문은 월스트리트 저널의 ‘돈되는 낙서’가 들어왔다. 제목을 고려한다면 논리전개상 처음 사례에서 나온 파워포인트의 폐해를 지적해 그걸 버려야할 이유를 제시하고 그 대안모색으로 이어져야 하나 파워포인트를 버려야 할 이유는 찾을 수 없다.  대신 독자들은 파워포인트를 두들로 대체하라는 소리로 알아듣게 된다.  월스트리트 저널의 기사에선 파워포인트가 언급되지 않는다. 애당초 이건 보고서문화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창의적 발상과 토론문화에 대한 글이었기 때문이다.  지난번 무단도용을 지적한 화승그룹 사외보에 실린 ‘틈이 있어야 아름답다’역시 마찬가지다. 왜곡된 정보의 피해자는 당연히 독자다. 이번 사건에 대한 최대의 피해자는 그래서 독자라 할 수 있다. 2,900건의 글을 통해 10년간 노출되었으니 말이다. 


 2. 주변에 그래도 된다는 사례를 만든다 


2017년말 무단도용에 대해 페이스북에서 문제제기를 하고나서 의외의 곳에서 충격을 받았다. 수 많은 사람들이 곽숙철씨에게 위로와 응원을 보내는 걸 보고서다. 그 중 자신도 곽숙철씨를 롤모델로 삼아 블로그에 글을 쓰고(퍼온다는 표현이 맞겠다) 강의를 한다는 사람들도 많았다. 심지어 자칭 변호사라는 분은 ‘출처가 없어도 문제없다’는 댓글까지 달았다. 미루어 짐작컨데 곽숙철씨 주변엔 비슷한 행동양식을 보이는 수많은 블로거와 강사들이 지켜보는듯 했다. 아마 이번 건이 유야무야 끝난다면 그들에게  ‘그렇게해도 문제가 없더라’란 인식만 심어주게 될 것 같았다. 공공연하게 무단도용을 방조하는 풍조를 만들어낼 수 없었다. 


이번 건을 진행하면서 당사자인 곽숙철씨 역시 스스로 무단도용에 대한 룰을 다시 쓰고 있다. 2017년말 사과이후 2018년 앱으로 재등장하면서 지난 10년간 누적된 글에 이제와서 출처를 명기하고, 그 중 4백여개에 가까운 글엔 <인터넷>이라는 출처만 명기한채 ‘이제 출처를 달았으니 문제없다’란 태도를 보인데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거기에 더해 지적재산권 피해자에게 무단도용을 제기받고 사과한 후 삭제한 컨텐츠를 출처를 삭제하고 다시 공개한 것은 정말 이해하기 어렵다. 
이러한 진행을 주변 블로거와 강사, 컨설턴트들이 계속 예의주시하고 있으니, 이번 기회에 모든걸 제자리에 돌려놓지 않는다면 창작자들에게 좌절감만 안겨주게 될 것이다.  따라서 이번엔 그저 모든걸 인정하는 선에서 그치지 않고 잘못된 언행을 하나하나 인정하도록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   

3.생각외로 전파범위가 넓다 


제보와 자료조사를 통해 지난 10년간 상당수의 블로그와 방송(부자습관 등)이 곽숙철씨의 컨텐츠를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물론 이 분들은 출처를 원작자대신 곽숙철씨 것으로 명시해 놓고 있다. 물론 원작자가 잘못 알려지는 것도 폐해중 하나다. 곽숙철씨는 일주일에 두 번, 블로그 컨텐츠를 약 2~3만명의 이메일로 보내왔다. 1년에 어림잡아 260만통의 메일로 컨텐츠가 배포되는 것이다. 이렇게 메일을 받은 어떤 영업사원은 거기에 자기회사의 제품정보를 더해 역시 메일을 대량으로 정기발송하면서 거래처를 관리해왔다.  블로그 하나에 불과할 것 같지만 직접적 영향력은 5~6만명, 간접적인 부분을 합치면 백 만이상으로 본다. 곽숙철씨는 책을 절판하거나 블로그를 포기하는 것 보다 대중에게 이 사건을 알려져 자신의 영향력을 더 이상 발휘하지 못하는걸 더 걱정하고 있다. 내 목표도 도용에 대한 책임을 묻는것보다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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