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의 매력

By | 2019-01-13

정후에게 장난감을 사주기 시작하면서 저는 단순한 원칙 한 가지를 정했습니다. 매번 가지고 놀 때마다 스스로의 상상력에 따라 새로운 느낌을 줄 수 있는 장난감이었습니다. 기차란 쟝르는 그에 딱 들어 맞았죠. 기차놀이는 생각과 준비를 필요로 합니다. 레일을 만들다 보면 시간가는줄 모르죠. 다 만들어진 레일에서 놀다가 더 확장하기도 합니다. 여러 기차가 등장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스토리도 만들어지죠. 저도 좋아하지만 정후도 기차만들기를 좋아합니다.

2013.6 우리의 첫 기차 : 이케아 Lillabo 시리즈로 현재는 버전업 되었다

우리의 첫 기차는 정후가 16개월 무렵 구입한 이케아 목재기차였습니다. 사진과 같이 8자 형태의 레일이나 O자 형태의 두 가지 정도만 만들 수 있었지만 아기 정후는 정말 잘 가지고 놀았죠. 기차를 좋아하는 걸 보고 좀 더 모험을 해도 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그 해말엔 레고 듀플로 기차세트를 과감하게 구입했죠.

2013.11 레고 듀플로 기차

듀플로 기차세트를 만져보고 감탄했습니다. 만들기가 어렵지 않고 신뢰성있는 설계로 기차가 안정감있게 달렸거든요, 물론 이 기차는 전동이었습니다. 우리는 여기에 더 투자하기로 했죠. 레일과 교차로를 조금씩 더 사들였습니다. 그리고 중고기차와 레일을 사서 추가했죠. 기차 세트는 레일이 생명이더군요. 많은 레일이 상상력의 크기를 결정하는 것 같습니다. 정후가 여섯살까지 듀플로 기차를 정말 자주 가지고 놀았습니다. 제 생각에 듀플로는 열 살까지도 가지고 놀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목재기차도 기차와 건물, 레일이 더 필요했습니다. 당시에 유행하던 토마스와 친구들 기차는 너무 비싸 새걸 살 용기가 안나더군요. 그래서 줄릴리닷컴(Zulily.com)을 통해 저가 목재기차 세트를 하나 구입했죠. 정말 구성이 풍성했습니다. (아래 사진을 보세요) 제 기억엔 이 정도 세트로 99$ 정도를 준 것 같습니다. 정후도 목재기차를 더 좋아하게 되었죠.

2014. 3 줄릴리에서 구입한 목재기차 세트

이듬해 초 주말아침에 밥을 먹다말고 뛰어나가 차를 몰고 가야하는 일이 생겼습니다. 중고시장에 어떤분이 대량의 토마스 기차를 헐값에 내놓았거든요. 기차만 60여대에 레일과 부속건물 모두 풍성했습니다. 굉장히 오래되어 낡았지만 정후와 놀이를 하는데 문제가 없었습니다. 목재기차는 저렴하지 않습니다. 중고도 좋은 대안이고 시간을 두고 하나하나 사들이는 것도 재미라 생각해요.

2015. 1 중고로 구입한 토마스기차와 건물, 레일들

그렇게 기차는 계속 늘어갔습니다. 목재 기차와 듀플로 기차였죠. 그러던 중 레고시티 화물수송열차를 정후 크리스마스 선물로 샀죠. 신세계였어요. 기차도 더 정교했고 마침 늘어가는 레고들과도 잘 어울리겠다 싶었습니다. 그런데 이 시리즈는 기본적으로 비쌉니다. 레일도 비싸고 세트도 비싸죠. 기차세트는 거의 20만원을 훌쩍 넘기때문에 평소에 장을 보다가 집어들만한 물건은 아닙니다. 항상 결심이 필요한 품목이죠. 그래서 레고시티 기차의 확장은 지지부진한 상태랍니다.

2017년말 레고시티 기차에 입성하다

다른 종류의 장난감도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세 종류의 기차를 모두 가지고 있기엔 부담이 따랐습니다. 특히 기차와 레일을 수납할 공간이 부족했죠. 정후가 일곱살을 바라보고 있을 때 기차에 대한 계획을 짰습니다. 앞으로 목재기차를 주력으로 하고 레고시티기차는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모으기로 했죠. 그리고 커다란 공간을 차지하고 있던 듀플로 기차를 팔기로 했습니다. 정들었던 장난감이라 정후도 서운해 했지만 스스로 그렇게 결정했습니다.

2017.12 팔기위해 내놓은 듀플로기차 이미 절반은 처분했고 이게 나머지였다

기차는 정후를 비롯한 어린이들에게 아주 유익한 장난감이죠. 아빠들도 좋아합니다. (일부 엄마들도 좋아하죠) 기차 장난감에 입문하는 부모님들에게 제 경험을 통해 말씀드리자면 3살이전 듀플로로 시작해 5~6세때 목재기차로 전환하기 시작하면 어떨까 합니다. 레고시티 기차는 더 늦게 시작하거나 안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목재기차는 메이커나 가격이 다양하니 모으고 조합하는 맛이 있습니다. 주변의 부모님들이 기차와 관련해 가장 후회하는 결정은 토마스 플라스틱 기차더군요.

우리아이의 첫 기차로는 이케아 릴라보나(14,900원) 듀플로 기차놀이가 (44,000원) 가장 적합할 것 같습니다. 얼마전 정후와 시작한 김돌TV는 첫 시작은 기차로 했는데요. 지금까지 설명드린 기차에 대한 열정을 감안한다면 놀랄일도 아니죠.

정후와 저는 모든 레일과 재료를 동원해 처음으로 테이블까지 13단계나 위로 올라가도록 레일을 설계했답니다. 지난 5년동안 레일과 기차도 상당히 늘어서 전동기차들도 여러대가 생겼는데 특히 스웨덴 기업인 BRIO제품들이 눈에 띄게 늘었답니다. 전동기차들도 지난 수년동안 계속 진화를 거듭했는데요. 최근에 나온 독일회사 Hape의 전동기차는 드디어 블루투스와 스마트폰으로 조종이 된답니다. 김돌TV 시즌1 마지막 추가 에피소드에도 등장하게 되죠.

김돌TV 시즌1에 등장하는 기차에 대한 궁금한 점은 이 블로그나 유투브 동영상에 댓글을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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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thoughts on “기차의 매력

  1. 심성보

    이전부터 알고 있던 거지만 글을 재미있게 잘 쓰시네요.
    그리고 아들과 함께 놀아주는 모습도 좋구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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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emitrio Post author

      기차 매니아분들에겐 아직 못미치지만 앞으로도 ‘수집’으로 빠지는걸 경계하려고 합니다. ㅎㅎㅎ 놀이가 중심이 되어야 하겠기에요. 댓글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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