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말 정후랑 작업한 1차로 완성된 기차길

지난 연말부터 정후는 방학, 마님께선 사랑니 제거 수술을 받고 몸져 누웠다. 난 딱히 강의나 코칭이 없는 상태. 결국 하루 일과는 정후와 놀아주는 것으로 시작해 그걸로 끝난다. 지난주말부터 정후와 모든 목재 레일을 동원해 거실에 기차길을 만들기 시작했다. 처음엔 소파까지 올라가는 길을 만들었는데 그걸 더 확장해 테이블 위까지 13단계에 걸쳐 올라가는 길을 같이 설계했다. 다 만들었을 즈음 정후가 유투보(정후가 유투브를 부르는 애칭)에 동영상을 올리자고 제안했다.

흠… 생각해보니 그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정후 세대의 아이들은 유투브를 시청하는 것이 대세이자 스스로 자신이 동영상을 만드는 것도 놀이의 하나가 될 수 있을것 같았다. 여러 동물 인형과 각종 피규어들을 총동원해 기차레일 사이에 배치했다.

그래 옥토넛으로 첫번째 에피소드를 시작하자

그리고 그날 밤 첫번째 에피소드를 찍었다. 정말 즉흥적이었다. 대본은 없이 정후와 문답식으로 즉석에서 스토리를 짰다. 스토리없이 그냥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것 보다 집중력이 생기고 에피소드도 더 길게 이어질 수 있을듯 했으며 그렇게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이 정후한텐 같은 놀이면서도 더 유익하고 재미있을 듯 했다. 이 녀석이 보통은 장난감 하나로 오랜시간 집중력을 보이지 못했는데 이번엔 달랐다.

부랴부랴 유튜브에 채널을 하나 만들어 동영상을 올렸다. 정후는 그걸 몇 번이고 보고 또 보면서 후속 에피소드에 대한 강한 집념을 보였고 화요일 하루에 총 4편의 에피소드를 더 만들었다. 아마 동영상 만들기 놀이가 앞으로도 한동안 계속 이어질 듯. 녀석은 놀이를 통해 대중에게 말하는 것도 가려서 할 줄 알게되었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계속 생각해 내야했으며 전후 맥락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동영상을 유투브에 올리는건 그리 힘든 일은 아니지만 만약 편집을 해야 한다면 시간을 많이 잡아먹을 듯 보였다. 그래서 난 나 나름대로 제작의 원칙을 정했다. 7~10분정도로 에피소드를 끊어서 편집없이 그냥 한번에 가는걸로 말이다. 기술적인 레벨업은 나중에 생각하기로 했다.

일단 지난주부터 거실에 만들어 놓은 기차 세트장(?)은 내일 아침 에피소드 6에서 장엄하게 파괴될 예정이다. 한번 이런 세트를 만들면 5~6개의 에피소드를 뽑아낼 예정. 정후는 하루에 두 개씩 올리자는데 (ㅎㅎ누굴 죽이려고) 하루에 하나씩 올릴 예정이다. 물론 첫날인 오늘만 특별히 3편을 올렸다.

에피소드 2 : 에피소드 2는 두 번 찍었다. 말을 예쁘게 하지 않거나 폭력 장면이 나와 그걸 자제하라고 요청했는데 순순히 받아들이는 모습.

에피소드 3 : 녀석이 그래도 본건 있어가지고 도입부에 좋아요와 구독을 눌러달라고 스스로 생각해서 말한다. 에피소드는 모두 아이폰8을 손으로 들고 찍었다. 김돌TV란 명칭은 정후가 생각해낸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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