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자의 생각정리 역량 세 가지

By | 2015-10-19

이 글은 2013.12.17 개재된 기획자의 세가지 생각정리 역량의 업데이트 포스팅입니다.

 

“기획자들은 어떤 능력을 갖추어야 할까요?” 강의가 끝나고 내 수업을 들었던 어떤 분이 이런 질문을 던졌을 때 난 간단하게 대답하기 난감했다. 그에 대해 답변하기 시작하면 끝도 없을 것 같아서였다. 하지만 그 후로도 계속해서 같은 질문을 받고나자 단순하게 답할 수 있는 기획자의 역량모델을 정리해 두어야 겠다고 마음먹었다.
난 보고서와 프레젠테이션의 근간을 이루는 본질은 결국 빙산의 아래부분에 있는 내면의 세계, 즉 접근방법, 논리전개, 스토리텔링, 추상화(개념을 비주얼로 나타내는 것)에서 찾아야 한다고 책의 서두에서 얘기한바 있다. 이런 요소들은 결코 공식이나 방법론에 의해 기계적으로 나올 수 없는 성질의 것이고 수집된 자료를 바탕으로 각자의 생각을 거치는 과정에서 화학적인 변화를 일으키며 원재료와 다른 느낌과 질감으로 재탄생하는데 난 이를 ‘생각정리’라 부른다. 화학적 변화를 일으키는 촉매는 ‘창의성’이다. 다양하게 수집된 자료들은 결국 창의적 생각을 거쳐 해석되거나 강화되어 비로소 청중에 맞도록 의미있는 메시지로 재탄생한다. 결국 기획자에 있어 가장 중요한 역량은 이 ‘생각정리’역량이며 화학적 변화의 유형에 따라 세 가지로 분류한다.

 

첫번째 역량, 생각의 폭

첫번째 역량은 ‘생각의 폭’이다. 문제 해결의 실마리는 때때로 의외의 곳에서 나오는데 그것이 가능하려면 다양한 곳에 시선을 두어야 하고 가끔은 멀리떨어져 전체를 봐야 한다. 생각의 폭에 대한 기획자간 기량차이는 일이 시작된 순간부터 벌어진다. 예를 들어보자. 어느 금융회사의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강의할 때 교육생 한 명이 경제서적을 읽고 프레젠테이션 하는 팀내과제 결과물 리뷰를 요청했다. 결과물은 책의 주요내용을 요약해 슬라이드로 작성되어 있었다. 나는 그 신입사원에게 연속적으로 질문을 던졌다.

  • 팀장은 이 과제를 통해 무엇을 의도하는가 ?
  • 저자는 어떤 사람인가 ?
  • 같은 분야에서 활동하는 다른 사람들의 주장은 어떠한가 ?
  • 무엇이 인상깊었나 ?
  • 책을 읽고 난 당신의 생각은 무엇인가 ?
  • 전체 내용을 개괄적으로 다룰것인가 핵심에 집중할 것인가 ?

당황한 그 교육생은 질문의 대다수가 책 자체와 무관하지 않느냐고 항변했다. 물론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팀장이라면 신입사원 트레이닝 차원에서 두 가지 방향으로 결과물을 볼 것이라 대답했다. 하나는 책의 내용을 학습시키는 일이고 여기에 부가적으로 프레젠테이션 능력, 사물을 분석하는 시야와 깊이 등을 종합적으로 볼 것이라고 말이다. 내 기준으로 학점을 매긴다면 다음과 같을 것이다.

  • 책 내용만 요약 했으면 : C
  • 위를 포함 + 저자가 평생 주장해오던 주제의 맥락 : B
  • 위를 포함 + 다른 학자들의 의견과 자신의 생각 : A

독후감이라는 주제가 주어졌을 때 팀장의 의도, 책 자체를 벗어나 저자의 다른 유사 저작물이나 다른 학자들의 상반된 의견, 자신의 의견까지 생각이 미치긴 쉬운일이 아니다. 책 내용을 소개하는 방법 역시 전체를 요약하는 것, 중요한 챕터를 중심으로 깊게 다루는 것 등 방법이 다양하다. 보통은 주어진 주제와 관련하여 생각이 좁혀져서 고정되는데 고정관념을 버리고 매너리즘과 관성에서 빠져나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게 할 수 있다면 넓은 시야로 부터 ‘색다른 시각’이라는 첫번째 화학변화의 유형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원하는 기획자의 ‘생각의 폭’ 역량은 팀장이 독후감을 주문했을 때 팀장의 의도, 요약방법, 저자, 다른 학자, 자신의 의견 등 다섯 방향으로 조사해야겠다고 결정한 상태를 일차적으로 의미한다. 다섯방향에 대한 자료조사가 시작되고나면 조사초기에 발견한 새로운 정보들에 의해 더 다양한 방향들이 모습을 드러내게 되며 접근방법은 더욱 확장된다. 결국 ‘생각의 폭’은 해당 주제에 대한 생각의 갈래를 결정하는 것이다. 역량있는 기획자들은 주제가 주어지면 공작새의 날개와 같이 생각의 갈래가 순간적으로 펼쳐지고, 초기조사를 거치며 그 갈래가 더욱 다양해지고 공고해진다.

파워포인트블루스_원고_예제

이 역량은 상상력, 추리력에서 나온다. 주제를 받아들면 인터넷을 먼저 뒤지지 말고 어떻게 접근할 것인지 ‘천천히’ 생각하라. 그리고 거기에서 나온 생각의 갈래를 잊기전에 적어두고 그에 따라 조사를 시작하라. 이 역량이 부족하다면 가능성 자체에 제한을 받아 뒤에 이어질 두 가지 역량 또한 좁은 영역에 갇혀버린다.

이 역량은 경험이 많은 사람, 사고가 자유로운 사람일수록 유리하다. 역량이 거의 제로에 가까운 기획자는 스스로 생각하지 않고 지시를 기다리거나 구글이나 네이버로 달려가 혹시 누군가 대신 판단을 내려주기를 기대한다. 이 방법은 시행착오를 겪고 다시 원점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전략적으로 자료에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을 표류하면서 되는대로 자료들을 건져올린 후 그걸 읽으면서 다음 행선지를 결정하는 것이다.

 

두번째 역량, 생각의 깊이

두번째 역량은 ‘생각의 깊이’로 수집한 자료(data)를 의미있는 메시지로 탈바꿈 시키는 능력을 말한다. 인터넷과 검색이 발달한 오늘날 3명의 기획자에게 같은 주제가 주어진다면 서로 비슷한 자료를 획득할 가능성이 높다. 즉, 독점적인 자료 획득의 가능성은 낮아지고 있으며 그것으로 문서가 차별화될 가능성 또한 낮다. 설령 독점적인 자료를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그 가치를 높이는 것은 자료에서 의미를 찾아내 메시지를 만들어내는 기획자의 능력이다.

애플은 더 높은 화면해상도를 가진 아이폰4를 발표하면서 이를 ‘레티나 디스플레이(Retina : 망막)’라 명명했고 사람의 눈으로 식별할 수 있는 최고의 해상도라 설명했다. 이는 ‘최고의 해상도’, ‘초고화질’이란 표현보다 훨씬 직관적으로 와닿는다. 단어가 주는 느낌은 근사하고 경쟁자들보다 더 좋아보이며 기억하기 쉽고 이보다 나은 개념은 없을 것 같이 들린다. 이는 모두 326 ppl(pixel per inch), 960×640 pixel의 사실(fact)를 해석하면서 나온 표현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사실을 대하면서 청중에게 주고싶은 구체적인 느낌을 표현으로 확립해야 한다.
커피로스팅 회사이면서 사회적기업인 커피지아는 10명의 자폐성장애인을 고용했는데, 이는 전체 회사인원 13명중 77%에 해당하는 숫자로 기업의 인사팀이나 장애인 관련 단체, 사회적기업들의 입장에선 대단한 숫자였지만 일반 대중들이 보기엔 그렇지 않을 수 있었다. 이 ’10’이란 숫자를 대중들에게 대단한 숫자로 인식시키는 것이 우리 목표였다. 일정규모 이상의 기업들은 장애인을 2.5% 의무적으로 고용해야 하지만 실제론 1.3%에 불과하며 자페성장애인과 같은 중증장애인 고용은 0%에 가깝다. 즉, 500명의 조직이 해야하지만, 1,000명의 조직도 하지 못하는 사회공헌을 커피지아 같은 작은 기업이 하고 있다는 것이다. 위대한 10을 만들기 위해 다른 숫자가 비교대상으로 등장하는 점에 주목하자.

의미있는 자료나 메시지는 원석 그대로 내놓기 보다 다듬고 가공하거나 결합하여 기획자의 의도가 반영된 더 의미있는 메시지가 된다. 앞에서 난 기획은 ‘판단’이라고 정의했는데 판단은 모든 순간에 나온다. 애플이나 커피지아의 사례 모두 기획자의 판단이 가미된 것이다. 역으로 판단하지 않는 기획은 가치가 떨어진다. 많은 기획자들의 문서에서(정말 많았다) 판단하지 않고 근거자료를 있는 그대로 문서에 표시하는 경우를 보았다. 그들에게 물어보니 대부분 ‘청중이 그렇게 생각해주지 않을까’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 경우 기획자는 주장할 기회를 잃은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주장없이 청중에게 판단의 부담을 넘기는 행위가 기획자로서 가장 수치스러운 순간이다.

‘생각의 깊이’ 역량은 기획의 시작에서 끝까지 빈번하게 필요한 역량이다. 문장을 더 좋은 단어로 바꾸거나 여러개의 나열에 운율을 맞추고 단순한 문장으로 만들어 내는 것 모두 여기에 해당된다. 첫번째 역량인 생각의 폭은 생각의 방향과 줄기에 대한 것으로 완전히 새로운 시각을 만들어 낼 수 있는 큰기술이지만 생각의 깊이는 세세함을 바탕으로 임팩트를 만들어낸다.

 

세번째 역량, 생각의 함축

세번째 역량인 생각의 함축은 단순한 논리전개의 흐름을 만드는, 기획자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생각정리 역량이다. 앞서 ‘문서의 완성도를 평가하는 네 개의 관문’에서 대부분의 기획자들이 단순한 논리전개에 가장 취약하며 결국 이 부분이 가장 큰 차이를 만들어 낸다고 언급했었다. 대부분의 기획자는 기획과정에서 너무 많은 정보에 매몰되어 방향을 잃어버리곤 한다. 이를 보통 ‘개미지옥에 빠진다’고 하는데 이는 기획의 고수들도 예외가 아니어서 이 글을 쓰고있는 나도 수없이 원점으로 되돌아가곤 한다. 수 많은 정보를 정리하여 한 장의 논리전개도로 우리의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세번째 역량의 결과물이자 기획단계의 끝이다.

함축된 생각은 판단의 최종 결과물로 단순함, 구조화, 흐름이라는 3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2007년 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아이폰을 처음 소개하면서 수 십가지 기능을 그대로 나열하기 보다 이를 Phone, iPod, Internet Communicator의 세가지 카테고리로 나누어 설명했다. 그렇게 함으로써 그 복잡한 설명은 커다란 세 줄기의 가지를 가진 나무처럼 단순화되었다. 그리고 그 자체가 3이라는 구조를 가지게 되었다. ‘함축’의 출발점은 기본적으로 중요도가 떨어지는 것을 대량으로 버리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남겨진 것의 군더더기를 털어내며 단순화시킨다. 단순화 시킨 것들을 묶거나 의미를 부여하면 시각적인 구조를 만들어낼 수 있는데 청중은 텍스트 메시지를 기억하기 보다 시각적인 구조를 더 오래 기억에 남긴다. 그리고 그 구조의 시작과 끝지점이 있다면 흐름은 자연스럽게 생긴다.
스티브 잡스가 세가지가 아닌 다섯가지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했다면 여전히 복잡했을지도 모른다. 또한 Phone, iPod, Communicator로 명칭을 부여하지 않고 1,2,3과 같이 번호를 붙였다면 구조가 아닌나열로 그쳤을 것이다. 스티브 잡스는 갔지만 애플의 최근 키노트는 여전히 이러한 단순화와 구조를 따르고있다. 2014년 9월 열린 미디어이벤트에서 발표한 애플와치 역시 시계, 의사소통, 피트니스로 구조를 잡아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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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축된 생각의 궁극적인 결과물은 추상화할 수 있는 모델로 보여지는 것이다. 위 그림은 중국의 큐큐스피드 게임의 성공요인을 벤치마킹 해놓은 모델이다. ‘큐큐스피드의 저인망전략’이란 명칭이었는데 저인망이란 명칭에 걸맞게 게임과 관계없지만 기억하기 쉽도록 생선그림을 넣고 세 계층의 사용자들을 한데 묶어 이탈하지 않도록 만드는 네 개의 서비스를 그물과 같이 3×4로 배치하여 이 그림을 통째로 청중의 머리에 넣는것이 우리의 목적이었다. 이 모델이 만들어지기 전엔 50여가지의 벤치마킹 요소를 엄청나게 많은 워드문서로 조목조목 설명하는 벤치마킹 보고서였지만 전체를 조감할 수 있는 모델이 나오면서 청중은 전체를 이해하게 되었고 프리젠터는 비로소 내러티브를 부여할 수 있게 되었다.
이 모델은 앞서 설명한 한 장짜리 논리전개도와 다른 모습이지만 이 자체로 흐름을 가지고 있다. 이 모델을 설명하는 순서가 정해지면 그것이 논리전개의 흐름이 되기 때문이다. 오히려 난 추상적인 형태의 논리전개도 보다 형태를 가진 이러한 모델을 더 선호하는 편이다. 문제는 매번 이런 그림이 떠오르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나비넥타이 모델

앞 장에서 설명한 다섯단계의 문서작성 과정에 기획자의 생각정리 역량 세 가지를 대입하면 대략 다음 그림과 같이 나비넥타이 모양으로 나타낼 수 있다. 기획자들은 ‘생각의 폭’을 최대한 넓히면서 시작해, 자료를 수집하고 정리하는 단계에서 ‘깊이’를 만들어내고, 핵심에 접근하면서 자신의 판단을 단순하게 ‘함축’하여 전개구조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 단순한 구조체를 뼈대로 계속 살을 붙여 나가면 다시 넓게 전개되는 모양새를 가지게 된다. 결국 문서작성 전 단계에 걸쳐 기획자의 생각정리를 형상화하면 나비넥타이같으며 이 느낌을 계속 염두해두고 작업을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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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중요한 것은 중반부의 판단에 다다를수록 생각이 좁혀진다는 느낌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작업초반 생각의 폭을 넓게 하지 못했을 땐 상대적으로 좁혀진다는 느낌도 줄어들게 된다. 혹은 아래와 같이 처음부터 좁게 시작했는데도 불구, 계속 생각이 복잡해지며 중앙이 불룩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아마 많은 기획자들이 양쪽 끝이 좁고 중앙이 불룩한 항아리 형태일지 모르겠다. 만약 그런 느낌이 든다면 생각정리 역량 세 가지를 떠올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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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초반 다섯 장은 기획자들의 오랜 습관과 마인드를 새로운 방향으로 이끌기 위한 기본적인 개념을 담고 책의 나머지 부분에서 구체적인 내용들을 다루게 되는데 생각정리 역량 세 가지에 대한 구체적인 연습방법도 책의 중반부에서 집중적으로 다뤄질 것이다.

 

기획자의 생각정리역량 세 가지

지금까지 기획자의 세 가지 생각정리 역량으로 생각의 폭, 깊이, 함축에 대해 얘기했다. 이 세가지 역량의 공통점은 당연히 생각을 많이해야 발달한다는 것이다. 하루에 2시간을 생각에 집중하는 것은 쉽지 않다. 생각을 분산시킬만한 요소가 급격히 발달해가는 것도 하나의 이유이고 생각한다는 것 만큼 피곤한 일도 없기 때문이다. 때문에 많은 지식노동자들이 ‘아무생각 없이 단순노동을 하고 싶다’라는 생각을 때때로 한다. 그래서인지 ‘생각하는 것’자체를 회피하는 기획자들이 많은 것 같다.

예를들어 난 생각정리역량에 대한 강의때 아래와 같은 사실(Fact)를 제시하고 교육 참가생들에게 이로부터 우리가 알 수 있거나 유추할 수 있는 메시지를 모두 리스트업하라고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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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기의 인문학 특강에서 발췌

상상력이 풍부한 기획자들은 일단 많이 뽑아낸다. 그리고 그를 통해 새로운 가능성에 대해 의심(추론)한다. 게다가 주어진 자료로 새로운 숫자를 창조해 낸다. 그리고 그것을 임팩트있는 메시지로 바꾸어 놓는다. 애초에 주어진 재료는 같은데 나중에 나오는 결과는 완전히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위의 자료들로 단편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사실은 아래와 같다.

  • 주요 선진국 중 꼴찌
  • 꼴찌에서 2등인 독일의 60%수준
  • 일본의 절반, 미국의 1/4

나는 세 가지 정도의 메시지만 뽑아내었지만 어떤 기획자들은 열 가지 이상을 뽑아내기도 했다. 저 단편적인 사실을 통해 우리는 여러가지 느낌을 받게 되고 새로운 추론을 이끌어 낼 수 있다.

  • 우리나라 가정이 생각보다 정말 덜 쓰는구나
  • 각 가정은 엄청나게 절약중이다
  • 가정이 더 이상 전기를 아끼는 것은 무리다

위의 예제 하나로 상상력의 크기(생각의 폭)와 메시지를 뽑아내는 능력(생각의 깊이)을 모두 가늠해볼 수 있다. 나는 보통 여기에서 관련된 단서들을 차례대로 여러개를 더 제시하면서 여러 단서들을 조합해 추리를 하라고 부추긴다. 여러개의 단서가 나오면 단서간 연관성때문에 더 많은 생각이 꼬리를 물게된다. 그리고 지금까지 보여준 사실들을 종합해 자신의 주장을 정리하라고 (생각의 함축) 주문한다. 그들이 작성하는 모습을 보면 누가 어떤 역량에 능한지 알 수 있다.

그런데 교육생 중엔 아예 실습에 참가하지 않고 ‘어떻게 하는 건지 알았으니 직접 해보는건 나중에 할것’이라 버티는 사람도 많다. 정말 돌아가서 해보는 교육생도 있겠지만 실제로 생각하기 싫어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또한 많은 교육생들이 간단하게 생각하는 방법, 즉 방법론을 원하는데 복잡하게 돌아가지 않고 미리 생각해놓은 체계에 생각을 맞춰서 원하는 결과를 뽑아내겠다는 생각일 경우가 대다수다. 방법론은 대단히 편리하지만 한번 의존하려하면 오히려 자신의 상상력을 제한시킨다.
생각의 촉수는 사용할 수록 발달하는 것이어서 생각하는 연습을 통해 더 풍부하게 발달시킬 수 있다. 생각하는 것을 회피하지 마라. 이것이 기획자로서의 기본 자세다.

7 thoughts on “기획자의 생각정리 역량 세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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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Brad7000ft

    우쩨 이리도 가려운 곳을 귀신같이 긁어주시죠!!! 매 포스트마다 감사합니다^^

    Reply
  3. 김용재

    이해와 공감은 가는데 상대의 생각의 폭과 깊이에 맞춘 표현이 참 어려운듯 싶네요^^

    Reply
  4. demitrio Post author

    상대의 폭과 깊이를 가늠하긴 쉽지 않죠. 이 글은 스스로를 돌아보는 자리여서 나의 폭과 깊이를 꼭 청중을 고려하여 맞추자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청중과 관계없이 계속 넓어지고 깊어지기를 바랄뿐이죠.

    Reply
  5. 제이킘

    저도 궁금한 점이 하나 있는데요, 저 전기 사용량 예시에서

    1) 각 가정은 엄청나게 절약중이다
    2) 가정이 더 이상 전기를 아끼는 것은 무리다

    는 어떻게 추론할 수 있는건지 이해가 안됩니다.
    자료에 전혀 언급되지 않았는데도 논리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인지요?

    너무너무 궁금해서 문의드립니다. (_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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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emitrio Post author

      1) 압도적인 꼴찌니까요. 꼴찌에서 두번째인 독일의 60%수준이란건 거의 쥐어짜내는 수준인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죠. 그런데 여름철 에너지절감 계몽 운동의 내용을 보면 에어컨을 24도로 해놓는건 마치 죄짓는 기분이 들게끔 만들어버리니 말이죠.

      2) 따라서 쥐어짜낸들 지금보다 3-40%씩 절약할 수 있겠느냐는거죠. 거의 한계 수준인만큼 절약해봐야 1-2%가 고작이 아니겠는가 하는 겁니다.

      상상력을 발휘한다면 1), 2)를 위의 사실에서 추정하여 주장해도 무리가 없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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