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앱으로 포토북 만들기

By | 2015-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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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의 변화 : 구글포토

지난 포스트에서 여러분들에게 사진에 관해 두 가지 화두를 던졌다. 1) 어디에 보관할 것인가?와 2) 단순 저장을 뛰어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놀랍게도 글을 쓴지 며칠이 지나지 않아 구글은 I/O 행사에서 ‘구글포토’를 발표했다. 무료라는 점도 놀라웠지만 애플보다 더 애플답게 단순하고 깔끔하게 작동한다는 점이 나를 더 놀라게 했다. 난 두 서비스 사이에서 갈등하지 않았다. 둘 다 사용하기로 한 것이다. 어차피 난 여러벌의 백업본을 만들어 둘 생각이었는데 오히려 잘되었다 싶었다. 구글포토의 동작과 운영을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Install & Forget !’으로 명명하고 싶다. iOS 기기에서 구글포토앱을 설치하고 데스크탑에선 ‘구글포토 백업’앱만 깔아놓고 잊으면 된다. 구글포토때문에 따로 뭘 더 관리해야할 것이 없다. 사진은 자동으로 알아서 클라우드로 수집된다. 모든 사진이 애플 사진앱 라이브러리에 들어있어도 마찬가지다. 구글포토의 시작은 정말 좋다. 일단 사진을 안정적으로 빠짐없이 수집하는 임무에 성공했다.
그 다음은 단순저장을 뛰어넘는 일이다. 구글은 초기버전부터 자동으로 사진을 분류하거나 간단한 동영상을 구성해주는 기능을 선보였다. 구글의 이러한 머신러닝기능은 감탄스럽지만 내가 정말 좋아하는 사진, 의미있는 사진을 알아서 골라내 주지는 못한다. 이건 아무래도 당분간 수작업의 영역이 될 듯 하다. 구글이 앞으로 갖춰야 할 부분은 사용자가 메타데이타를 입력할 수 있도록 하는 것과 앨범을 구성해 슬라이드쇼와 포토북 등 좀 더 의미있는 결과물을 구성하도록 하는 것이다.

 

포토북, 감동을 배가시키는 결과물

2008년 아내와 둘이 다녀온 산토리니 여행 후 난 처음으로 포토북을 만들어보았는데 페이지를 찬찬히 넘기면서 오래동안 여행에서 있었던 일을 서로 얘기하게 되었다. 화면으로 스냅사진 100여장을 보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차원이었다. 사진의 순서와 배치, 크기 등이 우리가 여행에서 느낀 감정과 뉘앙스를 사진밖으로 끌어내었고 그제서야 그 사진들의 가치가 빛을 발하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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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나는 산발적으로 여러개의 포토북을 만들었고 가족여행을 다녀왔을 때는 포토북을 만들어 집마다 한 권씩 나누어 주기도 했는데 그 반응도 폭발적이었다. 그에 대한 이야기는 나의 지난 포스트를 참조하기 바란다. (아래리스트)

하지만 어디까지나 산발적이었다. 난 새로운 사진앱 소식을 듣고 이번 기회에 사진 라이브러리를 대대적으로 정리해야겠다고 마음먹었고 포토북 제작 역시 정례화 시켜야겠다고 생각했다. 적어도 1년에 한번 우리가족의 지난 1년을 사진으로 정리하는 ‘Family Year Book’을 만들고 굵직한 이벤트나 여행이 있을 때 그 이벤트를 특별판으로 만들어 낸다는 것이었다.

작년말 애플이 새로운 사진앱을 예고했을 때 난 포토북을 비롯해 여러 출력물들에도 변화가 생기길 바랬다. 디자인의 다양성은 지금으로도 충분했지만 가로형태의 판형은 좀 더 다양해지는 것이 필요했다. 새로운 앱이 업데이트 되었을 때 난 맨 처음 판형부터 확인했고 거기에 정사각형 형태가 있는 것을 확인하고 엄청 기뻤다.

포토앱

이전버전에 비해 포토북의 형태가 어떻게 달라졌나 위 그림을 보면서 비교해보자. 형태는 세 가지 축의 조합으로 결정되는데 제본형태 X 크기 X 테마이다. 이전 버전인 iPhoto에서는 하드, 소프트, 와이어 장정의 세 가지 제본형태가 있었는데 새로운 포토앱에선 사실상 두 가지로 줄었다. 그림에서 보이는 클래식과 정사각형은 모두 하드커버이다. 스프링으로 제본되는 와이어장정은 이전부터 ‘과연 누가 이걸로 주문할까?’라고 생각해왔는데 누구나 그렇게 생각한 모양이어서 이번에 없어졌다.
판형은 거의 4:3 가로형만 있다가 두 가지 크기의 정사각형이 새로 생겨 4가지에서 5가지로 늘어났다. 손바닥만하던 9×7 포토북은 없어졌다. 거의 18종에 달하는 포토북 디자인은 특별히 달라진건 없었다.

시험적으로 2015, 2014 Year Book을 만들기로 했다. 2015는 20×20 스퀘어 형태, 2014 Year Book은 28X22 Large 사이즈로 제작하기로 했다. 이전 몇 번의 포스팅이 결과물인 포토북에만 초점을 맞추었었는데 이번엔 제작 노하우를 더해보기로 하겠다. (그간 하도 여러차례 질문을 받아서 말이다)

 

 

앨범에서 프로젝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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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단계 앨범만들기 : 각 사진의 왼쪽 위에 있는 ♥︎ 표시를 보라

 

포토북 제작의 첫 단계는 ‘앨범’을 만드는데서 출발한다. 여기서 앨범의 개념은 포토북이 아니라 사진의 묶음을 말한다. 2014년 Family Year Book을 만드는 과정을 예로 들겠다. 2014년에 찍은 사진을 살펴보면서 난 단순하게 마음에 드는 사진에 ♥︎(즐겨찾기) 표시를 해두었다. 물론 태그 기능을 사용해도 되지만 말이다. 그리고 스마트 앨범 기능을 이용해 2014년에 좋아요 표시가 있는 사진만 2014 Family Year Book이란 앨범으로 모이도록 설정했다. 어림잡아 150장쯤 뽑아내기로 했는데 다 뽑아놓고 보니 235장이다. 이전 iPhoto는 별을 하나에서 다섯개까지 줄 수 있어서 일단 처음엔 마음에 드는 사진을 별 3개로 시작해 2-3배수로 뽑아내고 거기에서 선별해 별을 4개를 주거나 5개를 주어 최종 리스트를 완성할 수 있었는데 업데이트되고 나서는 단순히 ‘즐겨찾기’ 하나만 남은게 못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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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앨범 만들기 설정은 정말 간단하다

앨범을 만드는데(=사진을 골라내는데) 사실 대부분의 시간이 소모된다. 2014년도에 찍은 전체사진은 3500장 정도였는데 이걸 넘기다보면 정후(아들 이름)나 아내가 옆에와서 사진을 같이 구경하고 의견을 내놓는 통에 며칠에 걸쳐 사진을 선정했다. 일단 앨범이 다 만들어졌으면 앨범을 선택한 상태에서 ‘책생성’을 누른다. (환경설정에서 프린트 제품 매장을 미국으로 미리 설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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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2014년 책은 클래식 28x22cm로 선택했다. 이전에 33×25로 정후의 돐사진집을 만들어 봤는데 너무 사이즈가 너무 커서 꽃아두기가 불편할 정도였기 때문이다. 테마는 18종류가 있는데 취향에 따라 적당히 선택하시라. 어떤 테마가 더 낫다라고 말하기 어려우니 말이다.

 

포인트 1. 포토북도 목차가 필요하다

사진앱은 이전 버전들과 마찬가지로 멋지게 자동으로 사진을 배치하여 포토북을 순식간에 만들어준다. 하지만 한 페이지씩 넘기다보면 순서나 구성을 손대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다. 그렇게 하다보면 정말 많은 시간이 들어간다. 자신을 귀차니스트라 생각하는 분들은 중간에 포기할 수도 있을 만큼 말이다. 내 경험에 의한 노우하우를 드리자면 이렇다. 앨범을 만들며 ♥︎를 부여하는 순간부터 사진의 전체흐름을 음미하며 목차를 만들 생각을 하라. 가장 일반적인 시간순으로 사진을 배치한다면 기본 목차는 언제나 겨울-봄-여름-가을-겨울이 된다. (가장 날짜가 빠른 사진이 1월일테니 말이다) 여기에 특별한 여행이나 주제를 몇 개 추가했다. 그렇게 해서 나온 최종적인 가상목차는 다음과 같았다.

  • 겨울
  • 제주여행
  • 여름
  • 물놀이는 즐거워
  • 가을
  • 여러가지 모습의 정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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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페이지 사진의 배경색이 제주도 여행의 테마색이었다

우리 부부의 즐거움은 (당시) 3살짜리 정후의 성장을 보며 녀석에게 다양한 경험을 선물하는 것이어서 2014년에 찍은 사진의 대부분은 정후였고 이 책의 부제역시 ‘정후의 2014’가 되었다. 다 만들고 나니76페이지가 되었는데 목차를 가지지 않은 상태에서 그 정도 분량의 사진첩에 사진을 배치하려고 하면 정말 막막하다. 하지만 10페이지 정도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마치 7개의 스토리를 가진 옴니버스 영화를 만들듯이 말이다. 난 7가지 주제마다 배경색을 달리했다. 날씨가 추울때는 어두운 색상을, 날이 풀리면 밝은 색상을 써서 말이다.

 

포인트 2. 조연도 필요하다

예전엔 나와 가족이 선정한 베스트 사진들로만 포토북을 만들어보니 단점도 있었다. 뭔가 부족해 보였던 것이다. 내가 아쉬웠던 부분은 하나의 베스트 사진을 둘러싼 전후사정이나 주변상황이 사진의 이해력을 높여주고 스토리와 맥락이 생겨나 알고나면 더 재미있는 사진이 되는데 말이다. 그래서 난 포토북을 편집하면서 해당 사진 이전과 이후에 찍었던 사진들도 주욱 늘어놓고 조연이 될 사진을 찾는다. 그리고 심심치않게 그런 사진들을 포토북에 추가하는데 이 과정에서 기존의 베스트 사진들 몇 장이 빠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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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오른쪽 페이지가 딱 그런 케이스였다. 정후가 빵을 먹으며 신나게 노래부르고 춤추는 사진을 연속적으로 촬영한 것인데 사실 맨 오른쪽 사진이 내가 뽑은 베스트였지만 그 전후의 사진들을 다 같이 보는 중에 왼쪽-중앙-오른쪽을 각각 보는 사진 3장을 한 페이지로 구성하면 더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렇게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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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물놀이 사진 중 왼쪽 두 컷 역시 조연들이다. 정후를 중심으로 그해 여름 물놀이 스케치를 담은 것이다.

 

포인트 3. 스퀘어의 매력

스퀘어의 매력을 말하기전에 4:3 가로형 사진첩의 난감한 점을 먼저 얘기해야겠다. 우리는 의도적으로 비율을 정하여 가로 형태의 사진을 몇 장 찍고 세로로는 몇 장을 찍을지 생각할 여유가 없다. 전통적으로 난 가로 사진을 많이 찍어왔는데 사진을 인화해 앨범에 넣을때면 정말 곤혹스러웠다. 세로형 포켓은 줄줄이 비어있고 가로형 포켓에만 일방적으로 사진이 채워졌기 때문이다.

이와 비슷한 현상이 포토북을 만들때도 나타난다. 좋은 세로 사진을 한 페이지 가득하게 넣고 싶은데 판형이 4:3 가로형태라 화면을 꽉 채우려면 위아래가 너무 잘려나가 도저히 넣을 수 없다. 사진을 줄여서 넣자니 좌우 여백이 너무 커서 보기에 좋지도 않다. 이게 가로형 사진첩의 난감한 점 첫번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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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비율과 스퀘어 사진첩의 차이. 가로형은 펼쳤을때 너무 길어져 굳이 한장으로 배치했더라면 정후얼굴이 다 들어가지 않는다

두 번째 난감함은 사진을 좌우로 와이드하게 벌려 한장으로 가득채우고 싶을 때 나타난다. 포토북을 펼쳐 좌우를 하나로 이용하려하면 그 비율이 무려 8:3이 된다. 이건 파노라마 사진의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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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형은 가로로 찍던 세로로 찍던 한페이지를 꽉 채우는 사진구성이 쉽다

이 두 가지 난감함을 겪고 난 후 판형선택의 기준이 나름 생기게 되었다. 4:3가로형은 한 페이지에 사진을 많이 넣고자 할 때, 예산을 아끼려 할 때 (많은 사진을 동일한 페이지에 쑤셔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로형 사진이 그리 많지 않을 때 이다.
그럼 스퀘어는 어떤가 ? 사진을 큼직큼직하게 여백없이 배치하고자 하면 스퀘어가 답일 수 있다. 스퀘어는 가로형이든 세로형이든 사진이 잘리게 되지만 그 피해를 최소화(?) 해준다. 심지어는 세로형과 가로형 사진을 좌우에 동등하게(?) 여백없이 배치할 수 있다. 그 뿐이랴 페이지를 좌우로 펼쳐 시원스럽게 한 장의 사진으로 도배(?)하고자 한다면 스퀘어가 역시 정답이다. 비율이 2:1이니 펼친 사진으로서는 딱 좋은 구도가 나온다. 그러니 판형을 섣불리 결정하지 말고 사진들을 선정하면서 이 부분에 대해 미리 생각해 둠이 바람직할 것 같다.

 

결과물리뷰

정후의 2014는 235장의 사진을 이용해 76페이지, 28x22cm 클래식(하드커버)로 만들었다. 이 판형은 20페이지 기본에 29.99$로 시작하여 1페이지가 추가될 때마다 .99$가 추가된다. 따라서 총 비용은 책 제작 85.43$ + 배송요금 5.99$ = 91.42$가 들었다.
이 책과 함께 제작한 정후의 2015는 52장의 사진, 30페이지, 20x20cm 스퀘어(역시 하드커버)로 만들었으며 기본 14.99$에 추가 페이지당 0.79$로 제작비는 32.89$, 배송료 5.99$를 더해 총 38.88$가 들었다. 아쉬운 것은 두 책을 하나의 주문으로 처리할 수 없는 시스템이라 배송료가 각각 들어간다는 것이고 여기에 다시 한국으로의 배송대행료 13$ 정도가 붙어 두 권에 총 15만원 정도가 소요되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1년에 한 권씩 제작하는 포토북이라는걸 감안할 때 오히려 다음에는 더 두껍게 제작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년에 한 권 10여만원 정도는 투자할 만한 아이템이란 생각이다. 제작은 보통 3일, 미국내 배송은 일주일 정도로 한국까지는 보름 정도면 받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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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쪽 두개가 이번 작업의 결과물이다. 아래 왼쪽2개는 찍스, 가운데는 스냅스, 오른쪽은 찍스

결과물의 품질은 이전과 달라진 것이 없었다. 품질을 한 마디로 얘기하라면 ‘괜찮은 수준’ 정도라 얘기해야겠다. 전문 스튜디오에서 수십만원을 주고 제작하는 웨딩앨범이나 돌사진첩 정도와 비교하자면 말이다. 그런 포토북은 제본부터 한 장 한 장의 종이도 두터울 뿐만 아니라 사진도 아주 ‘쨍’할 정도로 선명하게 나오니 말이다. 내 사진의 절반은 아이폰으로 찍은 것들이다보니 시작부터 차이가 난다 하겠다. 한가지 팁을 드리자면 우리가 주문하는 포토북은 화면보다 약간 어둡게 나오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사진이 모두 정해진 후라면 일괄적으로 좀 밝고 선명하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

포토북은 이렇게 케이스에 담겨오긴 하지만 케이스의 품질은 보통이다. (그러나 없는것 보다는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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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꺼내면 하드커버 위로 종이커버가 있는데 그 안쪽의 앞뒤 날개엔 각각 사진과 글을 넣을수 있어서 정말 ‘내가 책을 만들었구나’ 싶게 만든다. 종이커버 속 하드커버에도 역시 표지와 같은 사진이 프린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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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안쪽과 한 장의 종이를 더 넘겨야 첫 페이지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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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뒷장 안쪽엔 애플로고가 인쇄된다.(옵션으로 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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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본은 튼튼하고 신뢰성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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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애플은 새로운 사진앱에서 판형을 다양화 시켰지만 품질을 더 고급화 시키지는 못했다. 하지만 가격대 성능비 면에서는 수긍할만한 수준이라 판단할 수 있다. 이제 선택의 순간이 남아있다. 애플이 국내에서 포토북 사업을 했더라면 고민할 것도 없었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해 귀찮게도 배대지를 통해 들여와야 하는 점이 허들로 작용한다. 그래서 언제나 선택의 순간엔 망설이게 되며 국내 포토북 업체들을 기웃거리게 된다. 스냅스와 같은 국내업체들은 지난 수년간 정말 다양한 형태의 아기자기한 테마를 가진 포토북들을 개발해왔고 품질도 대등하거나 더 낫지만 지금까지 내가 설명한 대로 하나의 소프트웨어 내에서 일괄적으로 처리하고 관리해내지 못하고 따로 사진들을 추출하여 구성해야 하는터라 이 역시 귀찮긴 마찬가지다.

따라서 선택은 각자의 몫으로 남는다. 내 경우는 사진앱이 주는 일관처리의 편리함과 계속 나의 라이브러리에 책을 보유할 수있는 점으로(나중에 다시 주문하기도 편하니 말이다)인해 조금 불편하지만 계속 애플의 사진앱을 이용할 듯 하다.

사실 이번에 포토북을 만들기전 슬라이드쇼를 먼저 만들었는데 역시 같은 앨범을 가지고 만들어낸 것이었다. 난 이걸 4분 30초짜리 동영상으로 추출해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따로 넣어두고 가끔씩 보고있다. 애플TV를 이용해 거실에서 TV로 보면 더욱 좋다. 포토북이나 슬라이드쇼 모두 사진앱의 프로젝트에서 만들어내고 그 안에서 통합적으로 관리되는데 이 프로젝트내에 있는 결과물들이 내가 처음에 화두를 던졌던 단순저장을 뛰어넘는 결과물들이다.

이제 사진에 대한 관리는 단순히 앱차원을 넘어서 클라우드 서비스와 연계된 플랫폼으로 발전중이다. 이에따라 포토북 역시 플랫폼의 일부로 취급될 것이며 전통적인 인화서비스나 포토북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에겐 위협이 될 것이다. 이미 플리커 역시 포토북을 제작할 수 있는 기능을 가지고 있으며 구글도 플랫폼으로서의 구색을 갖추기 위해 아마도 채용하지 않을까 싶다.

난 이런 사진 플랫폼하에서 생태계를 구성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애플이 어퍼쳐에서 구현했던 플러그인이라 생각했다. 그 당시 플러그인을 제작해 참여한 4개의 업체들은 각자 자신들의 특성을 정확하게 반영해 테마와 판형을 개성있게 제공했는데 COUTURE BOOK만 하더라도 위에서 내가 얘기한 고품질의 웨딩앨범을 정교하게 제작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물론 가격도 몇 배로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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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퍼쳐에서 플러그인 형태로 제공되는 전문업체들의 아름다운 포토북들

애플의 새로운 사진앱이 어퍼쳐까지 대체한다는 소식을 듣고 맨처음 떠올린 생각이 ‘혹시 그러한 플러그인을 제공하지 않을까’였는데 그 부분은 정말 아쉽게 되었다. (하지만 애플이 마음만 먹는다면 여전히 다음버전에 넣을 수도 있다) 사진업체들의 차선책은 고유의 개성을 버리고 애플이 정해놓은 규정에 따라 애플포토북의 제작업체로 선정되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애플의 포토북 서비스가 시작되길 바라는건 오랜 소망이었다. 예전엔 몇 몇 업체가 포토북에 대한 자문을 구해오길래 애플과 한번 접촉해 보면 어떻겠냐는 의견을 낸적도 있었다. 어쨋든 이제 사진도 플랫폼 시대가 된 듯 하다. 그리고 우리도 어쨋든 사진을 어디엔가 보관해야 하고 단순저장을 뛰어넘어야 한다. 포토북 제작 경험이 없던 분들도 딱 한번만 마음먹고 만들어보길 권유한다. 정말 느낌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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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thoughts on “사진앱으로 포토북 만들기

  1. David

    블로그 글들 꼼꼼히 정독해서 몇번씩이나 읽었습니다^^ 저도 용기를 내어 포토스 앱으로 포토북을 만들어 볼까 합니다^^ 정말 유익한 정보 기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Reply
    1. demitrio Post author

      만드셨나요~? 성공하셨으면 성공담도 올려주세요 ㅎㅎ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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