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ring-forward

1.
어쨋든 애플은 꼭 문제될만한 짓들을 한다. 뭔가 새로운 걸 발표하고나면 그 기기내에서 뭔가를 바꾸거나 생략해버려 기존 사용자들이 엄청나게 반발을 한다. iMac이 처음 나올땐 플로피를 빼버려 엄청 성토당했었다. 나 역시 그땐 정말 황당했었다. 30핀 케이블을 라이트닝으로 바꿀때도 그랬고 ODD를 제거할때도 그랬으며 노트북 배터리를 분리하지 못하게 했을때도 그랬다. 애플 최대의 문제작인 아이폰때도 펜대신 손가락을 사용하는 것과 쿼티자판같은게 없는 것 등으로 애플팬들에게까지 공격당했다.
솔직히 마음에 안들면 안사면 그만. 시장이 냉정하게 제품을 평가하도록 놔두면 되는데…. 놔둬보니 엄청 사제껴….ㅋㅋㅋㅋㅋ 욕하면서 사 ….ㅋㅋㅋㅋ 지금까지 애플제품중 아쉬운 구석이 하나도 없는 제품은 못본것 같다. 근데 그걸 사고나면 또 그렇게 길들여지니…나 원 참…

2.
오늘의 실질적인 주인공 맥북은 딱 나같은 인간들을 위해 만들어진 기계같다. 난 맥북에어 11.6인치를 사용중인데 어차피 집에 있는 아이맥을 기함으로 삼아 주요작업을 거기에서 하며 맥북은 강의나 글쓰고 웹용으로 쓴다. 워낙 밖으로 나돌면서 작업하다 보니 난 크기와 무게에 민감해서 작년 13인치 에어에서 크기와 무게를 조금이라도 줄이고자 11.6인치로 내려왔다. 그런데 오늘 금색 맥북을 보게된 것이다. 길이는 2cm가까이 줄었고 무게도 100그램 줄었는데 화면 해상도는 현재의 1366×768에 비해 (스케일링하면) 1440×900으로 13인치 에어와 같아 나로선 금상첨화다. 11.6인치에서 가장 답답했던 부분은 한 화면에 표시되는 정보량이 아래가 약간 짤린다는게 불만이었는데 이 부분이 대부분 보강되는 셈. 크기와 무게 해상도의 세가지를 확인한 후 난 강력하게 이 녀석이 땡겼다.
사용자에 따라서 이 놈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물건이다. 이 놈이 목적에 적합하지 않으면 다른 목적에 적합한 놈으로 사면 그만이다. 그런데 여기에 욕을 퍼붓는 것은 이 놈을 가지고 싶다는 욕망의 방증이 되겠지 ㅋㅋㅋㅋ
제일 아쉬운 부분은 역시 USB-C이다. 여기에 99,000원을 추가로 지불해야 하는 건 정말 고역이다. (난 프레젠테이션 강의때문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 게다가 디지털, 아날로그를 다 사야할지도 모른다..제길)

3.
애플은 오늘 맥북을 발표할 때 새로운 트랙패드와 키보드를 선보였다. 이걸로 미루어볼때 현재 따로 팔고있는 매직마우스와 트랙패드 역시 다음버전이 나올만한 상황이 된 것 같고 어쩌면 무선키보드 역시 그렇게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사실 난 미디어 이벤트가 열릴때 마다 혹시하면서 기다리는 부분이 마우스와 트랙패드, 키보드 그리고 새로운 입력장치들이다. 난 iSight, 마이크로폰, 블루투스 헤드셋 정도를 생각중인데 아마도 iSight와 비슷한 물건은 카메라 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센서를 달고 홈킷의 주변기기로 나올 수 있다고 본다.

4.
애플와치는 작년 9월 발표때부터 사야한다는 당위성이 없었다. 물론 장난감용으로 하나 가지면 좋겠지만 결국 안차고 다닐것이 뻔하기 때문에 오늘 가격이 하늘로 날아가는걸 보고 오히려 다행으로 느꼈다. 애플와치는 발표직후 애플팬보이들조차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데 (나를 포함해서) 문득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생각은 이 물건이 우리같은 디지털가젯을 몇 개씩 가지고 다니는 사람들을 주요 타겟으로 하지 않은 것 같다는 느낌이다. 티쏘와 같은 중저가 시계를 사려고 하는 사람들에겐 확실히 어필할 수도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다. 그러니 이건 좀 시장의 반응을 지켜봐야겠다는 생각이다.
어쨋든 내가 와치를 산다면 결국 스포츠 모델을 고를텐데(그것도 38mm로) 난 이걸 프레젠테이션 리모트로 사용할 것이다. (물론 키노트 리모트 앱은 아직 안나왔을거다. 그러나 분명 나오겠지)

5.
오늘 발표직전 애플와치의 루머중 하나로 diag-port에 대한 얘기가 있었는데 나도 생방송을 보면서 목격했듯 비디오상으로는 그 포트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물론 양산과정에서 빠질수도 있지만 말이다) 만약 서드파티 업체들이 이 포트를 보고 달려든다면 엽기적인 제품이 나올 수도 있을듯 하다. (아이팟 나노로 이미 시계를 만든자들이니 말이다)
꼭 손목에 차는 밴드여야 한다는 규칙은 없기때문에 별별 변형이 다 나올 수 있다 생각한다. 이 부분은 4월말이 되봐야 실체가 드러나지 않을까 생각한다.

6.
오늘 키노트 첫머리는 놀랍게도(사실은 놀랍지 않게도) 중국으로 시작했다.  그리고 데모 중간에도 중국의 앱이 소개되었다. 이는 애플이 현재 어떤 시장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리고 지난 9월의 키노트에 비해 오늘의 키노트는 비교적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이루어졌다.  특히 생방송화면 아래로 깔리는 핸드아웃 슬라이드는 새로운 프레젠테이션 트렌드를 보여주는 것이라 아주 신선했다. (결국 애플은 슬라이드를 프레젠테이션용, 핸드아웃용으로 구분해 두벌을 만들었다)  중국 리테일 스토어 얘기 직후 애플은 5분이상을 HBO Now에 할애했다. 결국 Apple TV의 가격을 30$낮추는 것으로 끝났는데 중요한건 그 하드웨어가 아니라 그 안에 내장되는 컨텐츠들이다.  애플은 수년동안 애플TV안으로 컨텐츠들을 끌어모으는 중이다.  정말 지루할 정도로 하나하나 추가되고 있는데 난 그 행보가 맞다고 생각한다.  사실 이걸 좀 간단하게 생각하자면 컨텐츠를 모아놓은 업체와 덜컥 계약해버리면 모든 컨텐츠가 그 안으로 한순간에 모일것이다. 하지만 애플은 중간자없이 자신들이 하나하나 개별 업체들과의 협상을 통해 끌어모으는 중이다.  아마 어느 순간이 되면 방송 및 미디어 컨텐츠 생태계에 대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한번 정리하면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지도 모르겠다.  이것이 지난 몇 년동안 루머에서 머무르고 있는 애플의 TV set에 대한 사전준비인지도 모르겠다.

 

7.

오늘 발표에서 센세이션 했던 것은 리서치 킷이다.  오늘 발표내용중 최대혁신이라 생각했던 부분이다.  아마 오랜 사전검토과정이 있었을테고 그 중  5개 병원을 선정하여 과제를 진행해왔을 텐데 이건 한 두달 준비해서 급조해낼 내용은 아닐 것이다.  지난 십년간 애플이 저질러왔던 공공부문에 대한 작업들 중 내가 최고로 치는 것이 팟캐스트와 iTunes U였는데 오늘 리서치 킷이 하나 추가된 것 같다.  이건 사실 눈앞의 수익을 생각하지 않고  벌이는 일이라 비즈니스적인 측면에서 검토된다면 할 수 없는 일일텐데 정말 놀라울 뿐이다. 리서치 킷이 오픈소스라는 점도 그 진정성을 설명해 준다. 물론 장기적으론 이런 움직임이 애플에 도움은 될 것이다.

 

  1. etc

맥북에어가 나오자 민망하게도 노트북 좀 만든다 하던 기업들 몇몇이 맥북에어를 연상케하는 디자인으로 따라와 버렸는데 이제 새로운 맥북이 나왔으니 경쟁사들은 새롭게 해볼거리(?)가 생겨 활기가 돌 것 같다.   오늘 강력하게 예상했던 Photo앱은 소개되지 않았다.  그리고 요세미티의 업데이트 역시 아무말 없는걸 보니 이건 와치와 상관없이 따로 가나보다란 생각이 든다.  혹시나 하고 예상했던 가능성 중에 12인치 맥북 레티나와 12.9인치 아이패드 프로가 동일 한 제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있었는데 그건 오늘 아니라고 판명이 났다.  하지만 에어보다 더 얇고 가벼운 노트북의 이름이 맥북에어가 아니고 그냥 맥북이라하는건 의미심장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애플은 지난 실적발표에서 아이패드의 매출이 28%나 감소했음을 발표했는데 어쨋건 그에 대해선 뭔가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발표를 보면서 머리속을 스쳐간 것은 혹시 맥북에어 라인업도 조간만 건드려서 전체 맥북라인업을 재조정하는 것이 아닐까…란 생각이었다.  그런데 에어와 프로가 오늘 같이 업데이트 된걸 보니 그렇지 않은것 같기도 하고 말이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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