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ple, 찬스를 놓친것이 맞다..^^

오랜만에 트랙백을 받아보았네요 ^^  좋은글 감사합니다.

요즘 이승엽이 나오는 요미우리의 야구 경기를 보면 보통 한 경기에 이승엽이 4번 정도는 등장합니다.    최근 경기를 보면 이승엽이 주자들을 앞에 두고도 번번히 범타로 물어나는 광경이 있었는데요.   부상의 여파라고는 해도 보는 사람은 참 아쉽기 그지 없습니다.
어떤 경기에서 이승엽이 원아웃에 1,3루에 등장해서 그만 범타로 물러나고 말았고 그 다음타석에서는 솔로홈런을 때리더군요.     타자는 한경기에 4번 등장해서 안타를 두개만 쳐도 맹타라는 소리를 듣습니다. 

그러나 원아웃 1,3루에서 범타로 물러난 것은 두고두고 아쉬울 만한 대목이지요.   그 다음타석에서 역시 얼마든지 찬스가 생기면 안타를 때려주면 되겠지만 말이죠.

애플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야구경기에서 경기초반에 노아웃 만루의 상황을 놓치고 나서 경기를 어렵게 풀어가는 것과도 비슷하죠.   그래서 찬스를 놓쳤다고 말하는 겁니다.    그 다음 타석에서 만루홈런을 날렸다고 해도 이전 타석에서 찬스를 놓친건 놓친거지요.

말씀하신대로 이번에 나온 윈도우 비스타의 초반 구위가 생각보다는 별로였기 때문에 더더욱 그 찬스가 아쉬운 겁니다.   

게다가 잡스는 작년에 레오파드 출시를 07년 봄으로 공언해 놓고 있었습니다.   누구나가  올 봄에 레오파드와 함께  iLife와  관련상품들을 기다리고 있었으며  그 후속작으로  인텔의  새로운 프로세서 라인출시에 맞춰  신기종들이 출시될 것으로 예상했었습니다.

그러나 당초 예상과는 달리 찬스에서 믿었던 타자가 안타를 쳐내지 못하자 경기가 교착상태에 빠진 형국이죠.   감독인 잡스 아저씨는 그 상황에 대해서 화를 냈겠지만 또 다른 찬스를 만들기 위해서 머리를 굴리고 있을게 분명합니다. 

전략적인 면에서 저는 iPhone이 iPod이나 컴퓨팅 제품군이 완전히 제자리를 잡을 때까지는 나오지 않을 줄로 예상했습니다.   그것이 곧 자충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죠.

2차대전 당시 히틀러는 서유럽과 북아프리카 전역을 유지한 상태로 다시 소련을 침공하기로 합니다.   그 후로는 동유럽 전선에 자원을 모조리 쏟아붓지 않을 수 없게 되었죠.    소련전선이 워낙에 힘겨운 싸움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상대적으로 서유럽과 아프리카 전선은 느슨해 지게 되었고 새롭게 북아프리카에 상륙한 미군까지 막기에 역부족이었습니다.
아마 히틀러가 소련을 침공하지 않고 아프리카와 유럽전선을 확실하게 해두고 넘어갔더라면 독소전 역시 양상이 달라졌으리라고 보는 전문가가 대다수 입니다.

예가 적절치 않았는지도 모르겠지만 분명 잡스 역시 새로운 전역을 스스로 열었습니다.  MP3시장을 거의 다 장악했고 치명타를 날리면서 다음 시장인 PMP쪽으로 넘어갈 수도 있었죠.  게다가 컴퓨팅 시장에서는 미군의 존재와도 같은 Microsoft가 제품 출시를 예고하고 있었습니다.    이 두개의 주자를 1,3루에 내보내 놓은 상황에서 잡스는 별다른 대응없이 범타로 물러났죠.  

이것이 애플의 단기적인 위기 상황이라고 저는 판단했죠.  (찬스를 놓치면 바로 위기를 맞는 것이 야구나 경영이나 마찬가지니까요)   하반기에 출시될 iPhone뿐만 아니라 레오파드와 새로운 음악/영상 기기 시장에서 잡스는 3개 전역에서 모두 승리를 쟁취하려고 달려들 겁니다.

그러나 그것이 쉽지 않은 것이 또한 현실입니다.  먼저 iPhone이 새로운 전역에서 자리매김하기 위해 잡스는 총력을 다해야 할 것이고 어쩌면 이때문에 다른 두개의 전역에서 전투를 벌이고 있는 자원까지 끌어다 사용할지도 모릅니다.  새로운 전역인 이동통신 산업의 적들은 너무나도 거대하기 때문이죠. 

저 역시 지난 17년간 잡스의 팬으로 그의 행보 하나하나를 흥미진진하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가 정말 드라마틱하게 iMac과 iPod로 재기하는 것을 보고 정말 감탄을 금할 수 없었죠.  그러나 아직 최후의 전쟁은 멀었습니다.   만약 iMac, iPod와 같은 ‘Magic’이 한번 더 필요하다면 바로 지금 시점에서 필요합니다.

그래서 정말 냉정하게 바라본다면 애플이 결정적인 찬스를 놓친것이 맞습니다.
아마 잡스와 인터뷰할 수 만 있다면 그도 이 점을 아쉬워 할것이 분명합니다.
그리고 새로운 찬스를 만들어서 분명히 거점을 확보하겠다는 말도 잊지 않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