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여행중이었지만 호텔에서 TV를 통해 평가전을 지켜봤습니다.  여담이지만 지난 월드컵때도 5월중순을 지나 아내와 여행을 갔었고 그 때 또한 여행지에서 평가전을 지켜봤었습니다. 

지난번 평가전에 대한 감상문도 올렸었지만 이번 2차 평가전은 아주 판이한 양상이었습니다.   일단 미드필더들이 100% 교체되었고 여타 멤버교체나 전술적인 면에서도 아주 다른 모습으로 나왔습니다.  

김동진 대신 이영표가 나왔고 송종국 대신 조원희가, 최진철 대신 김영철이 나왔습니다. 미드필더진은 박지성, 김남일, 이을용으로 구축했고 사실상 이을용의 투입으로 더블 보란치도 되었다가 공격적으로도 전환할 수 있는 체제가 되었죠.  실제 경기에서도 이을용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월드컵에서도 이을용이 선발로 나선다면 왼쪽라인은 아주 막강한 화력을 가지게 될 것 같습니다.  설기현-이영표에 이을용이 왼쪽 지향적이고 중앙의 박지성이 약간 왼쪽으로 치우쳐 주기만 한다면 유럽파 전체가 왼쪽 공격에 가담하는 장관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이을용의 가장 큰 장점은 지난번에도 말씀 드렸듯이 킥력과 안정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날 경기에서도 왼쪽을 파고들다가 왼발 중거리슛을 골키퍼가 가까스로 쳐내는 장면이 나왔는데요.  이것이 이을용의 강점입니다.  왼쪽에서 크로스를 정확하게 올려줄 선수는 설기현-이영표 라인보다도 오히려 이을용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아드보 감독은 전반전에 이미 이천수와 설기현이 자리를 바꿔가며 플레이 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전반전에는 대표팀이 뭔가를 보여줄 기회는 없었습니다. (역시 아드보감독의 의도였다고 보여지는데요)   후반전에 들어서는 정말 정신없었습니다.  휘슬이 울리자 마자 한국팀은 전면압박에 들어갔습니다 (물론 약속한대로 말이죠)  

이때부터 상대 공격수를 2-3명이 에워싸는 모습이 자주 목격되었고 하프라인 이전에 공격을 1차적으로 차단하거나 바로 역습하는 찬스가 나왔습니다.  이을용도 더욱 공격적으로 나왔고 프리킥이나 코너킥에서 중앙수비수들이  문전으로 올라오면 이영표나 조원희가 그걸 백업하고 수비형 미들필더들이 보강되는 전형적인 포백 시스템이 계속 시전(?)되었습니다.  

이영표가 오버래핑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것은 이을용이 워낙 공격적으로 나갔기 때문이었는데요.  토튼햄의 경기를 봐도 이영표가 멀리 나가면 다비즈가 그 지역을 대신 방어해주고 다비즈가 멀리 올라가 있으면 이영표가 자제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또한 오른쪽 윙백인 조원희가(토튼햄에서는 스톨태리) 올라가 있어도 이영표가 자제하는 경향이 있죠.

아직 본론에 못들어갔는데요… 다른 자잘한 것들을 얼른 언급하고 오늘의 본론을 말하죠.

이날 안정환은 두번의 결정적 찬스를 날렸습니다. 골키퍼가 잘 막았다, 선방이었다 해도 들어갈것은 들어갔어야 했습니다.  조재진은 두번의 찬스를 어김없이 모두 깨끗하게 성공시켰습니다. (한개는 오프사이드였죠 -.-)   킬러 경쟁에서 조재진이 주가를 높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아드보 캄독 역시 꿈틀하지 않을 수 없을 거고 조재진에게 두번째 기회를 주지 않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천수는 정말 최고의 컨디션이었습니다.  요즘 이천수가 가장 잘하는 것은 킥이라고 지난번에 말했었는데요.  첫번째 골이 날때 일자수비의 앞으로 흐르는 크로스는 정말 눈이 부실 지경이었습니다.  (요즘 이천수의 똑같은 위치에서의 크로스가 모두 그런식입니다)   가장 수비가 괴로운 크로스인데 수비들도 자기네 골키퍼를 보고 달려들면서 크로스를 짤라야 하기 때문에 위험하기도 하고 만에 하나 그게 통과되기라도 하면 그대로 골입니다.  (이건 아드보의 그림중 하나 같습니다)

한국팀…2002년에 비해 가장 향상된 부분이 무얼까요?  전 단연 문전쇄도라고 생각됩니다.   작년 아드보 감독 부임때 부터 생각했던 것인데 감독이 계속적으로 선수들에게 문전쇄도를 주문하는 것 같습니다.   지난 1차 평가전에서 박주영의 머리를 약간 빗나간 크로스나 설기현의 첫골이나…무서운 문전쇄도를 통해 나오는 겁니다.    (문전쇄도는 역사적으로 독일팀이 제일 잘한다고 아직도 생각합니다. )   거기에 이천수의 휘어져 들어가는 크로스를 생각한다면 …요즘 정말 짜릿한 순간들이 많습니다.

오늘의 본론은요…

김상식의 교체가 가장 깜짝 놀랄만한 것이었습니다.  수비형 미드필더에 들어가서 임무를 완수했죠.  박지성이 오른쪽 날개로 가는 것이야 그럴수 있다 생각했지만 김상식의 미드필더 기용은 좀 의외였습니다.    아드보카트 감독이 경기상황에 따라서 포메이션을 수비적, 공격적으로 얼마든지 변화시킬 수 있다는 반증인데요.  그렇다면 우리가 알고있는 4:3:3말고도 때에따라 예전의 3:5:2나 4:4:2까지도 변화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있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더군요.

만약 이날 경기에서 우리가 뒤지고 있었다면 박지성이나 박주영을 쉐도우 스트라이커로 포진시키고 양날개에 정경호나 이천수, 설기현을 세운다음 중원에 김두현 등을 배치시켜 공격력을 강화시키는 전략도 가능하겠다는 생각입니다.   이건 주로 후반에나 이루어 지겠고 그렇게 된다면 조재진이 조커로 투입되어 포스트 플레이를 하는 편이 나을겁니다.  

후반전 20분 정도를 남기고 잠글필요가 있을 때는 팔팔한 김상식같은 수비수를 수비형 미드필더진에 투입시켜 잠근다음 역습위주의 플레이로 추가골을 노리는 방법입니다.  이날 두번째 골도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다 무릎을 탁 쳤습니다… 언제나 우리같은 축구팬 보다는 감독의 생각이 더 앞서겠구나 해서요…

상대가 예상못하는 깜짝 포메이션을 저도 기대해 보겠습니다…

다음 상대가 노르웨이인가요?…덴마크전을 기억하시는 분들이라면 아마 노르웨이나 덴마크가 스위스에 더 가까울 겁니다.  지난 덴마크 전은 정말 답답했죠.   그 강인한 체력에..신장과 파워..-.-;;

아드보카트 감독이 어떤 카드를 내놓는지 보기로 하죠

프랑스전이 기대된다…

전 솔직히 본 게임중 프랑스전이 가장 기대됩니다.  이영표, 박지성이 같이 뛰던 아인트호벤 시절 AS모니코와 올림피크 리옹을 연파하고 챔스리그 4강까지 나갔었는데요.  이 경기에서 정말 박지성과 이영표가 상대팀에게는 악몽과 같은 존재였습니다.  

에시앙과 말루다는 이영표한테 자꾸 가로막혀서 답답했고 박지성은 (죄송한 표현입니다만) 쥐새끼같이 공을 가지고  미드필드에서부터 문전앞까지 휘젛고 다니는 바람에 리옹팬들로서는 정말 열받을만하게 경기가 안풀렸습니다.

오죽 했으면 이번시즌 챔스리그에서 말루다가 아인트호벤과 불으면서 ‘상대팀 스쿼드에 이영표가 없는걸 보고 천만다행이라 생각했다’라고 했겠습니까. (말루다가 멕시코와의 평가전에서 골을 넣었죠^^)    전 그래서 이영표, 박지성이 프랑스 킬러라고 봅니다 ^^   아마 재미있을 겁니다…지든 이기든요

미국경기 보셨나요?

미국은 제가 이번 월드컵에서도 가장 다크호스라고 꼽는 팀입니다.  경기는 못봤지만 골나는 장면을 봤습니다.  베네수엘라를 2:0으로 이겼는데요.  앞으로 자세히 보십시오.  미국팀 공격방법은 정말 천편일률적입니다.  좌우 침투에 의한 크로스와 그걸 쇄도하는 스트라이커가 받아먹는 루트가 전부입니다.  

그러나!!  상대팀이 알면서 당하고 있습니다.  이번 베네수엘라 전에서도 결국 그걸로 좌우크로스 하나씩으로 두골을 넣었더군요.  대단합니다… 스피드와 문전쇄도…미국팀에 휘둘리면 이탈리아나 체코라 하더라도 고전을 면치 못할겁니다.  다만…경기운영이 미숙하죠 -.-;;

결정력이 좀 떨어지구요… 멘탈도 좀 약하고… -.-;;

그래도 기대는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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