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영화 2 : 빔벤더스의 영화들
‘파리 텍사스’와 ‘베를린 천사의 시’

 

사용자 삽입 이미지생각해보면 그 때가 제 2의 사춘기가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원래 대학시절이 다 그렇듯이 공부하고 놀기를 반복하기도 했지만 그만큼 생각도 많았죠.   상처받기 쉬운 시기였고 새로 무언가를 발견해내고 그에 전적으로 집중할 수 있는 시기이기도 했습니다.
감성이 예민한 시기였기에 희노애락도 분명했고 별주제가 없이 오래동안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롤러코스터같던 감정의 기복은 점차 평탄하게 변해갔죠.   즉, 자신을 조절할 줄 알게 된겁니다.   마치 20년을 던져온 백전노장 투수와도 같았던 겁니다.  아무리 많은 안타를 맞아도 점수는 1-2점에서 막을 줄 아는 노련함이 생겼다고나 할까요.
그러나 20대 초반엔 달랐죠. 작은것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시기인 데다가 한번 위기가 닥치면 그대로 무너져 내리는 나이니까요.
아마 그 시기에 빔 벤더스의 영화를 보게 된것 같습니다.   고뇌하던 시절에 만난 파리 텍사스와 베를린 천사의 시는 확실한 효과를 주었습니다.

오늘 이 두 영화를 한꺼번에 얘기하는 것은 영화의 소재는 다르지만 결국 주인공의 행보는 일맥상통한다는 점에섭니다.    결국 이 두 주인공의 내면은 감독인 빔 벤더스의 그것과 닿아 있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빔 벤더스는 계속 ‘고독’에 대한 주제를 영화로 표출하고 있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독일 전후세대 예술가들은 공통적으로 약간 음울한 분위기를 풍기는데 이들이 성인이 되어 본격적인 활동을 펼치기 시작하는 60년대말에서 80년대에 이르기까지의 음악과 영화등은 같은 시기의 이웃 유럽국가들의 예술가에 비해 훨씬 무거운 주제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공통적으로 이 두영화의 주인공들은 가슴에 구멍이 뻥 뚤린 듯한 아주 공허한 존재들입니다.  또한 공통적으로 처음엔 공허하게 시작했다가 중반부에서 이를 메꾸어줄 ‘사랑’을 찾아내게 되지만 다시 ‘공허함’으로 돌아가는 존재지요.

항상 즐겁고 흥미진진한 삶을 누리는 사람들에게는 이 영화가 어필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만 웬만큼 고독을 씹어보고 마음이 허한 감정이 뭔지를 기억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두영화의 주인공의 공허한 눈빛을 이해할 겁니다.

저 역시 제가 살아오면서 가장 공허한 시기였던 20대 초반에 이 영화들을 만나면서 정말 뼈저리게 이 영화의 주인공들과 동질감을 느꼈으니까요.
아마 언제, 어느시기에 봐도 좋은 영화였다고 기억되기는 힘든 영화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힘든 시기에 힘든 영화를 보고나면 더 힘들어지지 않을까 걱정될 수도 있겠습니다만 제 경험에 비춰 본다면 그 반대 같습니다.

지금의 내 심정을 딱 이해해주는 그런 친구가 있는것 같고 또한 그게  영상으로 펼쳐지니 위안이 되더군요.   영화에 마지막 장면을 보면서 남았던 미련과 회한, 그리고 가슴이 뻥뚤린듯한 아픔과 눈물은 감정을 정화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Ry Cooder에 대해…

 

[audio: http://www.demitrio.com/audio/1307716943.mp3|titles=RyCooder]

말이 별로 없는 영화인 파리 텍사스를 관통하고 있는 것은 대사보다도 라이 쿠더의 기타입니다.  그의 연주는 웬만한 대사보다도 나은 수준이더군요.   그는 롤링스톤지가 선정한 The 100 Greatest Guitarists of All Time 에서도 8위에 선정되었더군요.

위에 소개한 두곡은 이 영화를 통해 가장 널리 알려진 곡들인데요.  이 곡들이 영화의 분위기를 아주 고조시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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