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thly Archives: 11월 2021

타자기

By | 2021-11-14

난 열심히 타자치고 있는데 인사계가 의자에서 꾸벅꾸벅 졸고 일어나더니 그런다.  자긴 타자소리가 자장가 같이 들리는데 내 타자치는 소리가 제일 리드미컬해서 듣기 좋다나?  아닌게 아니라 타자기는 컴퓨터 키보드보다 훨씬 소리가 큰데도 남이 치는 소리는 듣기 좋을 때가 있다.  난 부대에서 지급된 커다란 올리베티 타자기를 썼는데 이건 많이 치면 손가락이 아파 가끔 저려올 때가 있다. 특히 받침을… Read More »

마인드헌터 – In the Light (Led Zeppelin)

By | 2021-11-11

마인드 헌터 시즌1 에피소드10 마지막에 흘러나오는 Led Zeppelin의 In the Light에 전율하다 마인드헌터를 만든 사람이 스릴러의 거장 데이비드 핀처라고 호사가들이 떠들기 시작했을 때 난 일부러라도 마인드헌터를 외면했다. 에일리언3-세븐-파이트클럽-벤자민버튼 같은 영화들을 그리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이고 유명세에 편승해 작품을 억지로 감상할 마음은 더더욱 없었기 때문이었다. (웃긴건 핀처의 작품은 거의 빼놓지 않고 봤다는 사실) 그래서 결국 핀처에 대한… Read More »

북한산 폭우

By | 2021-11-09

내가 있던 부대는 구파발에서 조금 들어가면 나온다. 가장 먼저 나오는게 사단 사령부고 노고산에서 송추쪽을 따라 북한산 국립공원 찻길로 수 킬로미터를 들어가면서 3개 연대가 차례로 늘어서 있었다. 지금은 길이 좋아졌지만 그땐 폭우가 쏟아지면 없던 냇물이 찻길을 가로질러 생겼다.  예비군 동원훈련 준비로 사령부에서 가장 먼 218연대의 훈련장을 점검하러 나와 군수계원이 부대를 나섰다. 부대앞 삼거리에서 156번 버스를 타면… Read More »

물리치료사

By | 2021-11-08

훗날 신촌 창천국민학교앞 건물 2층에 자리잡게되는 Doors의 전신은 지금의 신촌역 바로 앞에서 Rock이란 간판으로 문을 열었다. 어쨋든 난 그 가게를 승재를 거쳐 세민씨에게 소개받고 즉시 죽돌이가 되었다. 그게 아마 1990년이었던걸로 기억한다. 군대를 가기위해 휴학을 한 상태였으니 잘 기억한다. 가게가 처음 시작할땐 2~3천장의 LP가 있었던 것 같다. 그때의 다른 가게와 마찬가지로 손님들은 카운터에 놓인 손바닥보다 작은… Read More »

대부

By | 2021-11-02

망원동에서 살며 대학시절을 보내던 어느날 이었다. 어머니가 갑자기 나를 부르시더니 묘한 표정으로 얘기를 시작하셨다.  “용석아 너 앞집 O진이네 O식이 알지?” “그럼요 알죠. 근데 왜요?” “응, 글쎄 그 집에서 너더러 O식이 영세성사 대부를 서달라고 그러더라” 거실 마루바닥에 누워있다가 난 용수철처럼 튀어일어났다. “으~응? 나더러 대부를 서달라고? 아니 왜 나야?” “글쎄 그건 잘 모르겠고… 어쨋든 널 동네에서 좋게… Read Mor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