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hor Archives: demitrio

북한산 폭우

By | 2021-11-09

내가 있던 부대는 구파발에서 조금 들어가면 나온다. 가장 먼저 나오는게 사단 사령부고 노고산에서 송추쪽을 따라 북한산 국립공원 찻길로 수 킬로미터를 들어가면서 3개 연대가 차례로 늘어서 있었다. 지금은 길이 좋아졌지만 그땐 폭우가 쏟아지면 없던 냇물이 찻길을 가로질러 생겼다.  예비군 동원훈련 준비로 사령부에서 가장 먼 218연대의 훈련장을 점검하러 나와 군수계원이 부대를 나섰다. 부대앞 삼거리에서 156번 버스를 타면… Read More »

물리치료사

By | 2021-11-08

훗날 신촌 창천국민학교앞 건물 2층에 자리잡게되는 Doors의 전신은 지금의 신촌역 바로 앞에서 Rock이란 간판으로 문을 열었다. 어쨋든 난 그 가게를 승재를 거쳐 세민씨에게 소개받고 즉시 죽돌이가 되었다. 그게 아마 1990년이었던걸로 기억한다. 군대를 가기위해 휴학을 한 상태였으니 잘 기억한다. 가게가 처음 시작할땐 2~3천장의 LP가 있었던 것 같다. 그때의 다른 가게와 마찬가지로 손님들은 카운터에 놓인 손바닥보다 작은… Read More »

대부

By | 2021-11-02

망원동에서 살며 대학시절을 보내던 어느날 이었다. 어머니가 갑자기 나를 부르시더니 묘한 표정으로 얘기를 시작하셨다.  “용석아 너 앞집 O진이네 O식이 알지?” “그럼요 알죠. 근데 왜요?” “응, 글쎄 그 집에서 너더러 O식이 영세성사 대부를 서달라고 그러더라” 거실 마루바닥에 누워있다가 난 용수철처럼 튀어일어났다. “으~응? 나더러 대부를 서달라고? 아니 왜 나야?” “글쎄 그건 잘 모르겠고… 어쨋든 널 동네에서 좋게… Read More »

만삭의 영자

By | 2021-10-22

옥정초등학교의 오후 일곱시 초중급반 수영클래스가 시작된 어느날 수영선생이 사람들을 모아 놓고 오늘 새롭게 클래스에 합류한 분을 소개했다. 월초가 아니어서 신입회원이 들어올 날짜가 아니어서 상당히 이례적이었다. 새로 들어온 분은 놀랍게도 만삭의 임산부였다. 산달이 임박했는지 상당히 배가 컸는데 옆레인의 아줌마들이 배모양을 보고 각자 아들이라는 둥 쌍둥이 같다는 둥 수근거렸다. 보통 내가 보아온 만삭의 임산부들은 그때가 되면 힘에… Read More »

모니카 벨루치

By | 2021-10-20

자유영을 몇 개월의 고생끝에 돌파하고나자 그때부턴 모든게 장미빛인것 같았다. 실제로 배영은 자유영과 미묘한 차이는 있었지만 그 메커니즘을 금새 파악해 돌파했다. 다음 영법인 평영이 제일 쉬워보였다. 그런데 실제로 평영에 돌입하자 허우적거리기만 할 뿐 앞으로 나아가질 않았다. 몇 번이면 좋아지겠지… 생각했는데 매번 할 때마다 편차가 생겼고 한달이 지나도록 전혀 진전이 없었다. 뭐가 문제인지 알 수가 없었다.  오히려 시간이… Read More »

도어즈의 단골들

By | 2021-10-19

★J씨의 음반리뷰 도어즈에 거의 출근 도장을 찍다시피하는 J씨는 항상 반쯤 취해있는 말투였다. 항상 맥주 몇 잔으로 고사를 지내면서 오래동안 자리를 지키고 음악을 들었다. 언뜻보면 할일없는 실직자 같은 느낌이기도 했다. 안경에 약간 마른 체형, 항상 헝클어져있는 머리, 하지만 출근하는 사람처럼 느껴지는 콤비쟈켓과 면바지에 랜드로버, 음악 잡지와 신문, CD가 들어있는 메신저백이 항상 비슷한 모습이었다. 그와 친하진 않았지만… Read More »

LibTree

By | 2021-10-17

LibTree[라이브트리]는 사업계획서 강의에서 예제로 사용하기 위한 가상의 스타트업이다. 하지만 수 년전부터 만들어보고 싶은 아이디어였고 이에 대해 계속 생각해 온 바가 있어 실제로 창업을 한다는 마음으로 예제를 만들었다. 아래에 나오는 16장의 슬라이드는 창업 초기를 지나 이제 막 투자를 받으러 다니기 시작하면서 어느 창업 프로그램의 5분짜리 데모데이 무대에 선다는 가정하에 제작하였다. 강의 예제이므로 불완전하거나 약간 허술한 느낌이며… Read More »

쓸만한 키노트도형들 그리고 아쉬움

By | 2021-10-15

키노트 앱 내에 내장된 500여개의 그림들을 자주 사용하는 편이다. 이들은 크기 조절이 자유롭고 색상칠하기, 테두리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어 매우 유용하다. 내가 가장 많이 캐스팅한 그림은 아마도 위의 사람 실루엣 4개일 것이다. 이들은 정말 내 프레젠테이션에 자주 등장한다. 이들과 비슷한 그림들이 많지 않아 항상 아쉽다.  그래도 난 뭐 만족스럽게 사용하고 있다.  키노트는 업데이트를 거듭하며 거의… Read More »

One Page Report 특강요약

By | 2021-10-14

오늘 온라인을 통해 One Page Report(한장보고서 : 이하 OPR)의 한 시간짜리 기업특강이 있었습니다. 유튜브로 공개한 OPR에서 약간 업데이트된 내용도 있고 해서 특강의 내용을 짦막하게 요약해봤습니다.  저는 OPR을 크게 두 가지 관점에서 보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기업에서 빠른 의사소통을 위해 전면적으로 OPR을 채용할 때 그 접근법과 문법, 프로토콜을 어떻게 구성해야 하는지에 대한 겁니다.  두 번째는 OPR자체를… Read More »

밥돌이 : 더 비기닝

By | 2021-10-12

내가 대학교 3학년때 과대표도 아닌데 불구하고 제주도 수학여행을 기획하고 있었다.  그리고 또 기억이 안나는데 집에서 분명 졸업여행비를 받아내서 그걸로 몽땅 술을 마셔버렸다는 것. 그래서 난 수학여행비를 낼 수 없었고 여행을 기획은 했으나 가지 못하게 됐다.  그러나 집에선 수학여행을 가는 것으로 되어 있었기 때문에 3박 4일인가를 짐을 싸서 다른 곳에 가서 지내야 했다.  그러나 돈이 없었기에… Read More »

스위치 타자들

By | 2021-10-09

망원구락부의 탄생시기는 확실치는 않다. 어쨋든 동도중 2학년 같은반 멤버인 나-종영-쌍목-재영에 고1때 멤버인 성훈을 더하고 가끔씩 보현-채희-태식-정규 등 동네친구까지 가세해 다양한 종목의 스포츠를 즐겼다.  축구와 농구가 기본이었고 야구와 배구가 더해졌다. 고1때 같은 반인 합정구락부의 동희가 무쇠엉덩이 등 자기동네 애들을 끌고 내려와 망원대 합정의 대결이 자주 이어졌고 특히 어쩌다 한번씩 대결하는 11:11의 축구시합은 시합 자체가 재미있어 시합벙개가… Read More »

20년전 하와이 여행의 추억

By | 2021-10-09

이사를 대비해 요즘 대대적으로 살림살이 정리를 하고 있다. 오늘은 오래 묵혀둔 벽장의 상자들을 꺼내 살펴보고 있는데 2002년 하와이여행 기록들이 있었다. 그 당시 1년에 한 번 정도는 계획된 여행을 가기로 했었는데 그 시발점이 하와이였다. 영수증을 모두 모아 매일밤 침대위에서 쓴 돈을 계산해보고 여행후 돌아와서 부문별로 씀씀이가 어느 정도였는지 정리했다. 사진의 영수증은 일자별로 종이에 붙여놓은 것. 오른쪽에… Read More »